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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신 배움터… 인재양성의 산실④ 충주 교현초등학교
김상민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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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31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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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경장 이후 거친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향교 아래 터를 잡은 충주 교현초등학교(교장 유공열). 이 학교가 이 땅의 인재들을 기르고자 첫 문을 연지 벌써 1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한 세기동안 교현초교를 거쳐 간 졸업생 수만 2만 7000여명.수많은 졸업생 중에는 교육,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분야 등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낸 훌륭한 인물도 많았다.
강산이 11번 변하도록 충주를 지켜온 교현초교가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충주시민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교현초교는 충북도 100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한 충북사의 산 증인이자 중원의 한 세기 대한민국 인재의 둥지라 할 수 있다.

◀ 교현초의 첫 출발은 충주부공립소학교
현재보다 한 세기 앞선 112년 동학농민혁명이 실패로 끝나고 청·일,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고종황제를 무력으로 위협하는 가운데 갑오개혁이 일어난다.
우리 힘으로 근대화를 이룩해 보려 했던 것인데, 그 출발이 소학교를 설립하여 국민의 눈을 깨우치자는 근대교육운동이었다.
1894년 서울에 4개교가 설치되어 시범 운영되다가 고종황제의 소학교령에 의해 다음해 서울에 5개, 전국 13개도에 1개교씩 소학교가 설치된다.
이때 교현초교의 전신인 충청북도관찰부 충주부공립소학교로 설치됐다. 그러나 이때는 단발령 및 을미사변으로 전국 각지에서 구국 의병활동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던 시절이었기에, 충주에서의 소학교 운영은 1895년 8월에 바로 시작되지 못하고 1896년 3월 이후에 운영되었다.
이후 교현초교의 교명은 충주부공립소학교(1896년), 충주공립보통학교(1911년), 충주제1공립보통학교(1937년), 충주교현공립고등심상소학교(1938년), 충주교현공립국민학교(1942년), 충주교현국민학교(1950년)를 거쳐 1996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 독립운동가 유자명 선생 (제4회)
◀ 한 세기를 뛰어넘어 시작하는 새 출발
교현초교는 개교 이래 많은 인재를 배출, 지역사회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보아도 이 학교와 같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문학교는 많지 않다.
교현초교 개교 112주년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다른 학교 개교 100주년의 의미와는 사뭇 다르다. 그 이유는 '소학교령'에 의해 국가에 의해 민족자본으로 설립됐으며, 충주감영에 학교가 설치 운영되다가 1932년 현 장소로 이전하여 같은 곳에서 112주년을 맞는다는 점 등이다.
이 학교가 걸어온 한 세기는 대한제국의 멸망과 일제 강점기를 지나 대한민국의 탄생과 오늘날의 경제대국까지, 단순히 세월이라 부르기에는 겸연쩍어지는 역사의 시간들이다.
총 동창회 한 관계자는 "역사가 깊은 학교들 중에는 종교단체나 외국인 선교사 등이 문맹퇴치를 위해 교육활동을 펼치다가 정식 학교로 발전한 경우가 많이 있으나, 교현은 1895년 고종황제의 소학교령에 의해서 충청북도에서 첫 번째로 출범한 학교"라며 모교의 역사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교현초교가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33년.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교실이 부족해지자 건물을 짓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 후 1896년 개교해 그동안 2만 7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 쟁쟁한 선배들이 사회 각계에서 터를 마련하고 후배들과 돈독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
충북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설립 당시 충주관찰사가 교장을 맞아 교육의 장으로써 인재배출의 요람으로 성장이후 일제침략전쟁 등 민족순환의 시대를 같이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 4대가 모교를 거쳐 간 가족
교현초교는 100년 역사에 걸맞게 4대에 걸쳐 모교를 거쳐 간 가족이 있다. 화제의 가족은 임성묵(51회 졸업)씨 가족으로 조부 임덕수(6회)씨와 임재호(25회)씨, 아들 임규일(78회).임규삼(80회)군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이 가족은 유일한 교현 4대 가족으로 현재 임성묵씨는 안림동 안심마을에서 300년 이상 살아온 토박이며, 현재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제48회)
◀ 학교를 빛낸 동문들
100년에 이르는 전통만큼이나 특별한 선배들도 많았다. 그 중 대표적인 동문은 이미 고인이 된 독립운동가 유자명(4회) 선생. 유 선생은 충주에서 태어나 신학문을 수학하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시위운동을 계획하다 발각돼 서울로 피신한 뒤 대한민국 청년외교단에 가입해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그해 6월 중국 상해로 망명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과 신한청년당 당원으로 활약하는 등 1942년 임시정부가 좌우합작 통합의회를 구성할 때까지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또 감자 꽃 시인 권태응(23회) 선생은 3.1운동 발발 전인 1918년 충주시 칠금동 '옷갓'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서울 제일고등보통학교(현 경기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항일운동을 펼쳤다. 결국 일본 현지에서 옥고를 치른 그는 1940년 6월 출옥 후 4년 뒤 충주로 낙향해 동요를 지으면서 '고추밭'과 '율무', '옹달샘' 등 향토색 짙은 동요 30여 편을 완성했다.
이 학교 48회 졸업생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62년 미국 적십자사 주선으로 존 에프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장래 희망이 외교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그때를 회상하면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을 때 외교관이라는 꿈을 다졌다"고 말한다.
또 고인이 된 이종근(31회) 국회의원과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인 택견 예능보유자 정경화(58회)씨 등 교육, 정치, 경제, 문화, 예술 분야의 각계각층에서 교현을 빛낸 인물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교현초교 동문들은 '교현 100년, 충북 100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모교의 역사는 곧 충주의 역사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 꿈·희망·사랑이 있는 학교
교현초교는 '새롭게 생각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바르게 행동하자'는 교육목표 아래 지혜롭고 건강한 어린이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자율과 창의에 바탕을 둔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세계·정보화시대인 21세기를 주도할 수 있는 인재육성을 위해 즐겁고 신나는 학교 만들기에 온 교육열을 모아 나가고 있다. 교기인 축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학교는 내년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예고하고 있다.
교현초교는 건강하고 창의적이며 예절바른 어린이라는 교육목표 아래 매년 12월 교직원 워크숍을 통해 신 학년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학기 초 교육활동 공개의 날을 통해 수업내용을 공개하는 등 열린교육 실현에 앞장서왔다.
올해에는 8차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인성교육, 독서교육, 국제화교육 등 전인교육을 위한 영역별 교육활동을 펼쳐왔다.
교현초교는 이밖에도 주변 기관과 연계활동을 펼쳐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지역 속의 학교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유공열 교장의 학교 경영의 청사진인 꿈, 희망, 사랑이 있는 행복한 학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 희망찬 선진교육 견인"
김택열 총동문회장 인터뷰
"민족자본으로 설립돼 설립 초기의 장소에서 개교 112주년을 맞는 교현은 충주의 큰 자랑이자 한국 역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김택열(49회·사진) 교현초교 총동문회장은 모교에 대해 이 같은 의미를 부여한 뒤 "교현초교 112주년이 교현인만이 아닌 지역사회의 큰 보람"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시간"이라며 선·후배 간의 만남 자체에 많은 의미를 뒀다.
그는 "초등학교 동문 선·후배간의 만남은 서로의 배움을 키우며, 주변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곤 한다"면서 "세대간 교류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 바로 동문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학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며 동문회는 아이들의 소중한 공간을 지켜주는 울타리" 라면서 "후배들의 밝은 배움터로 발돋움하도록 아낌없는 후원과 노력을 경주해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충주=김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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