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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법 헌법불합치유달준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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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3  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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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준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주민등록번호를 갖고 있다. 주민등록번호는 뒷자리 7개 숫자 중 첫 번째 숫자는 성별과 태어난 세기를 의미한다. 2000년 이전에 태어난 남자는 1, 여자는 2로 시작하고, 2000년 이후에 태어난 남자는 3, 여자는 4로 시작한다. 그 다음 네 자릿수의 숫자는 출생신고를 한 지역에 따라 코드번호가 부여된다.
 
필자의 주민등록번호는 '80****-133****'인데, 이중 '33'은 필자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의 지역코드번호라고 한다. 6번째 숫자는 해당지역에서 생년월일, 성별이 동일한 사람이 신고를 한 순서에 따라 매겨지고, 마지막 숫자는 검증코드라고 한다. 주민등록번호를 이렇게 복잡하게 만든 이유는 명확하다.
 
어떤 개인의 고유번호로서 타인과 혼동되지 않고 식별을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신원확인을 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된다. 그런데 최근 신용카드회사에서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주민등록번호가 안전하지 않게 됐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토대로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금원을 송금하도록 하는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법으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피해자들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해줄 것을 신청했으나, 현행 주민등록법은 변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거부됐다.
 
이에 피해자들은 주민등록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 및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법원은 청구인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대한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 판결을 했다.
 
결국 피해자들은 마지막 구제수단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는데, 헌법재판소는 멋지게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즉, 주민등록번호제도는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의 적정한 처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모든 주민에게 고유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면서 이를 변경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주민등록번호가 불법 유출 또는 오용·남용되는 경우 개인의 사생활 뿐 아니라 생명·신체·재산까지 침해될 소지가 크고, 유출된 주민등록번호가 범죄에 악용되는 등 해악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순히 위헌결정을 할 경우 주민등록번호제도 자체에 관한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돼, 법적공백이 생기기 되고,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입법자가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되 오는 2017년 12월 31일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불합치결정에 따라 주민등록법에 주민등록 변경절차가 신설되면 주민등록번호 유출 등 입법자가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사람은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근거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형식논리를 넘어서, 기본권 보장의 측면에서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가려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의 존재이유가 드러난 훌륭한 사례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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