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이미지는 지난 1950년대부터 주로 심리학에서 다뤄 오던 용어로 실제로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한 정신적 현상, 매스 미디어를 통해 투영되는 사람, 기관, 국가 등에 관한 일반적인 개념화 또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합리적 선택의 기준이라기 보다는 어떠한 대상에 대해 느끼는 인상이다.

즉 사물 또는 사람에 대한 하나의 주관적인 지식이나 이해로서 본원적 실체와는 어느정도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철학자 플라톤도 일찌감치 물위에 비치는 반사된 상들에 대해 Imago라고 부르고 오늘날 말하는 이미지에 대한 허구적 성질에 대해 일찌감치 간파하고 소통도구로 쓰일때의 잠재된 오해 등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이미지를 도구로 한 소통에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되는 분야가 정치분야인데, 오늘날 인터넷부터 모바일까지 미디어의 분화가 있기 전까지는 전통미디어인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통해 매우 활발하게 이용돼왔다.

정치에서의 이미지 활용은 아무래도 그 주체가 인물에 우선하다 보니 이미지 구성의 여러요소 중 해당 인물의 말씨, 외모, 목소리 등 외재적인 요소의 힘도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도자로서의 역량, 자질, 신뢰성, 쟁점 등 실질적 요소 보다는 각종 미디어가 매개하는 이미지 형성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인물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실제를 알지 못하고 이미지에 가려 대상을 판단한다는 것은 결정적인 판단오류가 날 수 있다는것은 여러 소통 전문가들이 설파해온 바 있지만, 아직도 많은 이미지 정치의 소비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위험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지금은 하나의 전설로 회자되는 것으로 독재자 히틀러의 선전 책임자 괴벨스의 연출아래 행해진 히틀러의 연설장면도 주로 야간 조명에 의한 무대연출로 카리스마와 아우라의 발생 효과를 노렸다는 것도 모두 이미지 정치의 사례로 전해진다.

21C를 사는 오늘날 미디어의 빅뱅은 이제 과거의 이러한 무조건적인 정치분야에 있어서의 이미지 형성이 아직도 유효한가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 한다. 물론 모바일 등을 통한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은 아직까지도 완고한 이미지 정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것이다.

일대일, 다대다, 집단대집단 등 다양한 소통방법의 실현으로 인물 개개인의 정보를 다각도로 접해 판단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므로 더 이상 과거의 이미지 정치는 유효하지 않게 되고, 일부 완고한 전통미디어 접촉자 층이 아직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정치인들도 이미지 정치의 협소한 굴레를 벗어나 시대정신에 걸맞는 소통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