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천정훈·서한솔 기자]‘이불 밖은 위험해~’
최근 기록적인 한파에 추운 건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따뜻한 고향을 떠나 우리나라 동물원에 터를 잡은 열대 동물들에게는 살을 에는 추위는 여전히 적응하기 힘듭니다. 이 추운 겨울을 동물원의 친구들은 어떻게 나고 있을까요?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매서운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충북 청주동물원.

남아메리카 멕시코에서 온 프레리도그는 쥐 죽은 듯 고요한 겨울잠에 빠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모래 장난이 한창이겠지만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열등 밑에서 몸을 녹이기 바쁩니다.

천장에서 열기가 내리쬐는 안방을 차지하고 앉으니, 졸린 듯 하품이 저절로 나옵니다. 온기가 가득한 열등이 있는 방 안에는 사막여우들이 서로 몸을 맞댄 채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온기를 발산하는 전열기구 주변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입니다.

“열대동물들이 최대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열등, 히터 등 난방기구로 보온을 유지해주고 있어요. 요일별로 쥐와 미럼, 귀뚜라미 등의 영양식도 챙겨 주고요.” 이남일(32)·사육사

혹한 속에 축 쳐지는 열대동물들과 달리 오히려 활개를 치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호랑이는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이 활발해지고, 식욕은 더욱 왕성해집니다. ‘동물의 왕’ 사자도 겨울철 들어 화려해진 갈기를 과시합니다. 제철을 만난 불곰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관람객을 향해 포즈를 취해보기도 합니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동물원은 분주해졌습니다. 동물들의 유전적, 계절적 특성에 따른 ‘맞춤식’ 건강관리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겨울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아침, 저녁으로 수시로 온도와 습도를 체크해줘요. 또 동물들도 너무 실내에만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야외활동도 시켜줘야 해요” 권혁범(28)·사육사

날씨 역사에 기록될 만한 한파, 그리고 폭설로 전국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에게나 ‘이불 밖은 위험한 강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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