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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부자 가문의 방법제공=임찬순 시인·희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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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31  19: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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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찬순 시인·희곡작가

[제공=임찬순 시인·희곡작가] 부자(富者) 3대 못 간다는 속담이 뜻하고자 하는 바는 그것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지 도무지 100년을 넘길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10대 300년을 가장 튼튼하게 태산처럼 높이 세운 가문이 통칭 경주 최부자 집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잣집은 이태리 메디치 가문인데 그들도 2000년을 넘기지 못했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100대 300년을 태산준령처럼 드높였을까.

그것은 그 집안이 받들어온 6가지 가훈(家訓) 때문이다.

그 속에 들어있는 특별한 경영철학이 땅 깊은 곳에서 하늘까지 무지개처럼 뻗쳐 있기 때문이다.

그 가훈의 첫 번째는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진사는 과거시험 소과 초시에 합격한 자로 명실상부한 양반 지식인의 증명서 같은 것이었다.

과거에 떨어진 무식한 양반은 당시는 큰 재산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그 집안은 9대 진사를 지냈다.

그 이상 실제 벼슬길에 나가면 소용돌이치는 정치권력에 휩쓸리고 당파 싸움으로 서로 좌충우돌해 욕심내고 상처내고 인간관계를 무참히 파괴시키고 재산과 권력을 동시에 잡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런 와중에서는 재산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재산은 만석을 채우지 말라고 했다. 만석을 채우면 이만석을 그 다음은 3만석 탐욕은 끝이 없어 마침내는 큰 화를 부를 법이다.

만석을 안채우면 계속 늘어나는 재산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베풀고 풍요를 누리고 소작료도 많이 깍아 주는 덕을 쌓는다.

덕을 쌓는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있다고 했다. 그것이 오랫동안 부를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었다.

셋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는 가르침에 따라 그 집에는 하루 100명의 손님을 치루는 날도 있었다.

마을 전체를 민박집으로 만들면서 상객, 중객, 하객들을 후하게 대접해 전국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후하게 대접하고 그들로부터 정보, 지식, 소식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최부잣집을 크게 홍보시켰다.

넷째 흉년에는 땅을 사지마라고 당부했다. 가뜩이나 먹고살기 어려운 모진 세월 속에서 흉년은 아사하느냐 가까스로 살아남느냐의 험준한 갈림길이어서 생존을 위해서는 목숨과 다름없는 땅도 헐값으로 판다.

그렇게 부자는 가난한자들의 목숨을 헐값에 사들여 그들을 더 진구렁으로 떨어뜨리는 형국이 된다.

이를테면 착취나 마찬가지다. 덕을 베푸는 자는 그래서는 안된다. 다섯째 며느리들은 시집와서 3년은 무명옷으로 입어야 한다. 사치를 금하고 검소하게 살라는 꾸짖음이다.

농경시대 검소함과 근면은 가장 성실한 두 기둥이었다. 망한 집 치고 남에게는 인색하고 낭비하지 않은 경우가 없다는 평범하고 소중한 철학을 깨우쳐주고 실천시켰다.

여덟째,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최부잣집은 그 무거운 짐을 자청해서 짊어진 것이었다. 만석 가운데서 그런데 쓰는 것이 2000석을 넘는다고 했다.

그 때문에 누구나 최부잣집이 망하지 않기를 소망했다. 조선조의 사표이고 자존심이고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10대 300년을 끄덕없이 버틴 것이었다. 놀라운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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