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2% 대에 머물고 말았다. 급기야 한국의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됐다는 부정적 진단이 나오는 등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주력산업인 IT, 자동차, 조선업 등이 일본의 약진과 중국의 추격으로 빛을 잃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줄어들지 않고, 시니어 근로자들은 노후보장 장치도 없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경제위기로 인한 비상시국임을 주장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법률통과 협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근무하는 조직이 없어지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다. 하지만, 마치 100년을 갈 것처럼 호황을 누리던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체질이 약해지고 결국에는 환경변화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한국에는 앞으로 10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우량기업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그야말로 근본적인 개조 없이는 나라 전체가 어디로 흘러갈지 가늠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이 와중에 공기업들은 아무리 적자가 나고 빚이 쌓여도 기관장 급여를 대통령보다도 더 많이 올려 받고 있고, 성과 없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관행은 여전하다. 죽을힘을 다해 일하는 사기업 경영자들이나 근로자들에게는 도대체 동기부여가 되질 않는다. 사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공분야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조직 전체의 역량은 개인의 역량의 합과 그 활용에 기반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조직 내 구성원 각자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전체 역량도 커진다. 그러나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구성원들로 이뤄진 조직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전체 역량은 강화되지 않는다.
 
공기업이 잘 안 되는 이유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그 방향으로 역량을 쌓고 엄정히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 조직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높은 성취역량과 전문성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미국에서 케네디 대통령시절 교육부장관을 지낸 맥클레란드 교수는 미국 국민의 성취역량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것은 미국이 경제부흥을 이룩하는데 기반이 됐다. 성취역량의 기본은 도전하기 어려운 목표에 대한 도전의식과 강력한 실행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인재들은 상대적으로 안락한 생활을 위해 공무원 시험공부에만 매진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 다음으로 조직의 생존역량은 구성원들이 세계적 수준의 직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에서 경험, 자질, 학습의 세 가지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조직은 반드시 세계적인 직무 관련 경험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이렇게 뽑힌 인력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훈련을 시켜야만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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