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오종현 청주예미담병원장

▲ 오종현 청주예미담병원장

[제공=오종현 청주예미담병원장] 세상의 많고 많은 병 중에 가장 무서운 병을 꼽으라면 어떤 병들이 있을까.

소리없이 서서히 자라나는 암, 평생 관리해야하는 혈압과 당뇨,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허혈성 심뇌질환 등 이 세상에는 많은 무서운 병이 있다. 위에 열거한 많은 병들 모두 다 무섭다.

하지만 서서히 기억력을 잃고 인격이 변하며 결국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잃어버리는 병이 있다면 어떨까.

치매는 현대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더욱 문제시되고 있다.

국가에서도 치매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양한 검진사업, 장기요양보험, 약제비 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듯 치매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에게 더욱 가깝고도 무서운 문제 더 나아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치매란 병적인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퇴행성 신경정신질환이다. 이러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은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헌팅톤병, 뇌혈관질환, 알코올에 의한 뇌손상 등이 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 병으로 전체 치매 원인의 약 55~70%정도를 차지한다. 국내 연구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전체 치매 유병률은 6.3~13%,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은 4.2~5.7%로 나타나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질병에 속한다 볼 수 있다.

치매의 원인에는 매우 다양한 위험요인들이 알려져 있다. 이 말은 곧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여러 위험요인들을 살펴보는 것은 치매의 예방과 조기 치료,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치매의 위험요인은 크게 사회 인구학적, 유전적, 질병 및 생활습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사회 인구학적 요인을 살펴보면 고령, 여성, 저학력이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학력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다. 두 번째로 유전적 요인에는 치매의 발병과 관련한 여러 유전자형과 더불어 치매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질병 및 생활습관 요인에는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 중년기 과도한 음주(중년기 술 종류에 따른 잔으로 하루에 두잔 이하, 일주일에 3회 이하 음주하는 소량의 음주는 오히려 위험도 감소), 우울증의 병력, 의식소실을 동반한 머리외상 등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많은 위험 요인 중에 만일 자신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야 치매라고 의심해 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인지기능의 저하다. 신경인지기능이란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집중력, 계산능력, 판단력, 기억력, 학습능력, 언어, 지각, 사회적 상황 인지·대처 등 여러 가지를 묶어 칭하는 용어이다.

이런 기능에 저하가 나타나면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이 감소하고, 돈을 지불하거나 약을 관리하는 일상 기능 수행에 어려움이 나타나며, 예전에 익숙하게 했던 밥하기, 청소하기 등의 행동에 어려움을 스스로 느끼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초기에 이런 증상들은 스스로 무시하기가 쉽고 주변에서 알아채기도 어렵다. 그러나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방향감각이 헷갈리고, 인격(성격)이 변하며 오늘이 언제고 여기가 어디인지 아는 지남력의 손상,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평소 잘하던 종교활동, 사회활동에서 멀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며 더욱 증상이 악화되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고 환청을 경험하며,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충동 공격적 행동, 와해된 행동, 밖을 배회하여 실종이 되기도 하는 등의 정신행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치매의 증상은 노화로 인한 변화에 희석되어 초기에는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다가 점차 악화되어 정신병이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악화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매를 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 나이가 지나면 스스로에게 나타나는 사소한 인지기능의 문제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좋고 가족들도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 가족 중에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이런 증상 또는 어려움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지기능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걱정하지 말고 병원 또는 보건소로 가서 검진을 받고 미리미리 대처하는 것이 나와 내 소중한 가족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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