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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에 걸친 이태원살인사건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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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0  2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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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준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피해자의 고소 또는 범죄사실의 인지 등으로 범죄의 단서가 수사기관에 제공되면 수사가 개시되고, 수사결과 범죄의 객관적 혐의가 인정되고 유죄의 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때에는 공소를 제기하게 된다. 여기서 공소(公訴)란 법원에 대해 특정한 형사사건의 심판을 요구하는 검사의 법률행위적 소송행위를 말한다.
 
공소의 제기는 수사결과에 대한 검사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공소의 제기가 없는 때에는 법원은 그 사건에 대해 심판을 할 수 없다. 즉 법원의 심판의 대상은 검사의 공소제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검사의 공정하고 올바른 직무수행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난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나이 22살의 남자대학생이 칼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2가지 이유였다. 하나는 당시 피해자가 아무런 잘못 없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 칼에 찔려 죽게 됐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당시 피해자를 직접 칼로 찌른 범인은 현장에 있던 두 명의 10대 미국인(에드워드, 패터슨) 중 한명이었는데 모두 상대방이 죽였다며 범행을 부인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이 사건의 진범을 법정에 세워 유죄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19년이었다. 범인의 신원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범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당시 초동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은 패터슨을 칼로 찌른 범인으로 지목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검사는 에드워드를 살인죄로 기소했다.
 
피해자의 목 부위를 찌른 점에 비춰 볼 때 키가 더 큰 에드워드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흉기소지 및 증거인멸죄로 징역 1년 6월의 형을 받은 패터슨은 특별사면으로 출소했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에드워드는 결국 무죄판결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고,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지난해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된 것이었다.
 
법원은 혈흔과 진술분석을 토대로 패터슨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 에드워드도 공범관계에 있다고 봤다. 그렇지만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에드워드를 다시 법정에 세울 수는 없다.
 
검사도 고심 끝에 결정을 한 것일 테지만, 실체적 진실을 밝힐 책임과 권한이 있는 직분이란 걸 고려하면 당시의 결정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
 
에드워드가 진범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가 없었기에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출국금지연장신청을 했어야 마땅하다. 패터슨이 진범이 맞다면 수사를 통해 밝혀진 증거에 대한 판단을 잘못한 것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공범으로 의율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고, 공범으로 재판을 받았다면 그 과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들어났을 것이라고 본다.
 
오랫동안 먼 길을 돌고 돌아서야 제 자리를 찾게 됐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가의 무능으로 국민의 가슴에 한이 맺히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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