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이정규기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본격적인 철수가 시작된 가운데 충청 지역 입주 기업들도 반출 차량을 보내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단계적 철수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은 124개, 체류 인원은 180여 명 정도로 알려졌다.

충청권에서는 세종 1개, 대전 1개, 충남 2개, 충북 1개 기업 등 모두 5개 기업이 개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각 사별로 평균 2명정도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9시부터 남북출입소에는 체류 직원들과 완제품, 생산장비들을 반출하기 위한 차량들이 속속 개성공단을 향해 들어갔다. 

정부는 북한 당국과 협의를 거쳐 개성공단에서 철수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그러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데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입주 기업 관계자는 "자재나 장비를 철수하는데 최소 일주일 이상은 걸리는데 사전 통보도 없이 갑작스런 발표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개성공단이 완전히 폐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으며 조치 철회나 재가동 등 조속한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

충남 논산에 본사를 두고 토목건축 산업용 섬유를 생산하고 있는 에스엠테크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40%를 개성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말그대로 '멘붕'에 빠졌다. 이 기업 관계자는 "개성공장에 주재원 2명과 근로자 300명이 일하고 있다"며 "수많은 원료와 완제품, 설비가 개성공장에 있어 짧은 시간에 이를 대체하기에는 준비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동이 중단되면 자칫 회사 존립 자체까지 위협을 받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번 중단 방침을 철회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자화전자는 개성공장에 체류 인원 2명이 있으며 근로자 1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자화전자는 이날 곧바로 물류이동 차량을 개성으로 보내 가동중단 발표 전날인 9일까지 생산했던 제품들의 반출을 시작했다.

자화전자 관계자는 "금형 등 장비와 자재, 완제품들의 반출을 위한 차량을 보내고 있다"며 "2~3일 정도면 반출을 마무리하고 인원을 철수시키겠지만, 실질적으로 제품만 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의류생산을 하고 있는 대전의 에스엔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충남 당진의 에스디비, 자동차용 연료 필터와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종·천안의 제이엠에프 등도 이날 비상 체제 속에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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