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한국교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부모에게 자신의 학사모를 씌워드리고 꽃다발을 안고 사진을 찍는 풍경을 매년 2월이면 각 대학의 졸업식에서 볼 수 있다. 올해도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고생을 위로하며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했지만 자랑스럽게 자란 자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보람을 느끼는 부모님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새 출발선에 선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충고하는 자리로 사회로 나가는 졸업생의 설렘도 있지만,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도 엿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는 대학졸업자 실업문제다. 경제성장의 둔화로 대학졸업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대학의 전공과 무관한 직무불일치 문제 뿐 아니라 대학 졸업자들이 일시적이고 주변적인 일자리로 진입하는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빗대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나 이구백(20대 90%가 백수) 같은 신조어도 생기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에 20대 평균임금을 곱한 수치인 88만원 세대라는 상징적 신조어가 유행이 되면서 20대 95%가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대학가에서는 졸업이 곧 실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채우고도 취업하지 못해 졸업을 미루는 대졸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학자금 대출증가와 함께 졸업 후에도 대출금을 갚지 못해 빚에 허덕이는 학생도 늘고 있다. 대학졸업 후 취업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진 상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청년실업문제는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 '수출-투자내수-고용' 간 연관 관계의 약화 등에 따른 거시적인 고용흡수력의 저하, 상시적인 고용조정과 경력근로자 우선 채용관행의 확산 등 기업의 채용-인사 관행의 변화에 따른 대기업의 청년 채용둔화, 산업수요와 괴리된 인력을 과잉 배출하는 고학력화 추세, 구인과 구직의 눈높이 차이를 구조적으로 재생산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물 시장의 왜곡, 그리고 진로지도 직업안정 기능의 취약, 가족복지 의존성 등에 따른 개인의 눈높이 조정 실패 등에 찾아 볼 수 있다.

고위청년층 집약산업은 주로 정보통신 관련 산업, 문화·오락·교육 및 금융 등 이른바 신산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등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산업들이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성장 축이 기존의 제조업 중심에서 이른바 지식기반산업 및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산업 등으로 바뀐다고 가정할 경우, 청년층 위한 일자리 기회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청년층 취업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 산업 정책과 고용정책의 연계가 요구된다.

청년실업문제는 비단 고용정책만이 아니라 학교, 학부모, 학생 등 사회구성원 모두의 인식전환과 경제, 교육, 고용, 산업정책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