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마그네슘 공장 불
물 닿으면 폭발 위험 아찔
주민들 "안전·건강 위협"
환경단체, 정보공개 요구

▲ 지난 17일 오후 8시32분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과학산업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한 파이프레이저 가공업체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권보람기자

[충청일보 이주현기자] 최근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위험·화학물질 취급 공장에서 화재가 잇따라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8시32분쯤 청주시 청원구 오창산단 내의 한 파이프레이저 가공업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폐마그네슘이 담긴 통과 인근에 있던 샌드위치 패널 창고 20㎡가 타는 등 38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마그네슘 분말은 물과 접촉할 경우 폭발할 수 있어 소방당국은 건조모래 등으로 진화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공장에서 마그네슘 완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슬러지를 폐기하던 과정에서 직원이 이날 평소보다 많은 슬러지를 넣어 화학반응이 일어나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오창산단 내 고순도가스 제조공장 충전실에서 살란가스(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가 일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사고는 50㎏ 가스통에서 유해물질로 알려진 실란가스가 누출되며 자연 발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오창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혼부부 A씨(36·오창읍 양청리)는 "잊을 만하면 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청주도심보다 집값이 저렴해 왔는데 사실 이런 사고가 한 번 터질 때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오창산단 내에 분포돼 있는 유해물질 배출 사업장 위치와 취급 물질 등 정확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위험·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의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창환경지킴이 이선중 순찰팀장은 "시민들에게 유해화학물질 정보에 대한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17일 발생한 파이프레이저 가공업체 화재사고의 경우 당일 재난 문자가 인근 주민들에게 통보돼 자체적으로 아파트 창문을 닫는 등 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는 오창지역 주민 및 시민단체와 협의해 사고 대응 방안 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안전정책과 정월용 화학안전팀장은 "오창산단 내 입주 주민들의 이 같은 민원이 줄곧 제기되면서 지난해 12월쯤 주민들과 협의해 원하는 주민들에게 사고 발생 문자를 넣어주고 있다"며 "17일에 처음 재난 문자시스템이 발동됐다"고 설명했다.

 
오창산단 내 입주기업 180곳 중 위험·화학물질 취급업체는 모두 21곳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