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부터였다. 2009년 11월 50만대 정도 보급됐던 것이 불과 1년 뒤인 2010년 10월에는 400만대로 급속히 늘기 시작해서 이제는 5000만대를 넘었다고 하니 국민 1인 당 1대 꼴로 스마트 폰이 보급됐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가 없어도 쉽고 빠르게 인터넷과 접속하고, 이렇게 언제 어디서든 전산망 없이도 인터넷에 접속하게 되면서 미래 학자들은 가까운 시일 안에 컴퓨터가 사라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거기에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카메라가 융합되면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점령하고 1000만 화소가 넘는 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이미 소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잠식, 누구나 카메라를 들고 촬영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와 같은 스마트폰의 천국 시대에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은 과연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

이젠 찍지 않으면 가지 않은 것이 되고, 올리지 않으면 체험하지 않은 것이 되는 시대가 됐다. 범죄가 일어나면 CCTV 카메라가 범인을 잡는데 주역을 담당하고 교통사고에서 잘잘못을 가릴 때도 블랙박스가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내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늘 나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남 부럽지 않은 일들을 서슴 없이 하지 못 할 것이며, 나의 수치를 드러내는 일은 해서도 안 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정의와 정직이 우선 돼야 하며 어디서라도 당당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경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에서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농업 현장도 예외 없이 중계되는 사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선 내가 하고 있는 농장의 모두를 중계해야 한다.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과 생산 과정을 모두 다 공개하고 알려야 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생산된 농산물인지를 확실하게 이력으로 남기고 알려야 한다.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해 항시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생산물 포장과 판매 등을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서 맞춤형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사회는 더욱 더 중계하는 사회 트렌드가 강화될 것인데 내가 산 농산물이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된 줄도 모른다면 과연 소비자들은 그 농산물에 구매의 손길을 줄 것인가? 그런 농산물은 찾지도 구매도 하지 않을 것이며 사회가 발달할수록 그런 경향은 더 강해져만 갈 것이다.

이젠 농업도 스마트 시대에 접어들었다. 누가 더 많은 것을 중계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느냐가 최고의 경쟁력이 될 것이기에 스마트 폰 5000만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농업 현장에서 농업인들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내 농장,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자랑하고 알리면서 농장의 운영과 경영 전략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정책적으로 교육과 운영 시스템 지원을 강화해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새로운 농업을 발전시켜가고 현재의 어려운 농업 환경을 극복하는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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