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학교 사회복지학박사] 케이블 TV 시청률 역대 최고대박(19%)을 치며 종영된 '응답하라 1988'은 삭막하기만 한 요즘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워도 이웃끼리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각박하기만한 현재를 되돌아보며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처음에는 한 가지 반찬만 놓인 밥상이 십시일반 이웃 간의 반찬들이 모아져 풍성한 공동밥상으로 변모, 이웃 간 나눔의 정과 미덕을 정나라하게 보여준 좋은 사례 아닌가.
 
쌍문동 골목에는 넉넉한 인심이 있었다. 동네사람이 다치기라도 하면 너도나도 몰려들어 문병하며 걱정하는 따스한 '나눔의 정'이 묻어 나온다. 우리 고유의 '이웃사촌'이란 말이 실감 난다. 요즘의 우리들 대다수는 아파트촌에 살면서 위층, 아래층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드라마와 아주 흡사하다. 여름철이면 어머니는 시원한 동치미국수를 많이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드시곤 했다. 같은 마을은 물론 이웃마을까지 애경사가 발생하면 자연스레 몰려들어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는 게 상례였다.
 
그러나 요즘 세대의 현실적 움직임과 마인드를 들여다보면 이웃 간 조금의 실수나 과실조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고객은 서버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고 서버 역시 누군가의 고객이 되어 용서하지 않는 살얼음 세상인 것이다.
 
얼마 전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 등으로 마구 폭행하고 욕설을 하는 동영상이 SNS에 퍼져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폭행한 학생들은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표정이었고, 학급 학생들은 폭행 상황을 구경하며 환호성까지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는 입시 중심의 무리한 교육제도와 타인에 대한 관심 및 배려 그리고 나눔 인성 실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인성은 결코 학교만의 책임은 아니다. 각 가정에서의 식사교육부터 학교 내 실천적 체험활동 중심의 인성교육, 학업보다 인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인식하고 이뤄져야만 한다. 인성교육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이뤄진다면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돼 갈 것이며, 책임질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도 커질 것이다. 인성을 무시한 채 오로지 학업신장에만 몰두한 학생은 자연스레 '보상심리'와 '면책권'을 원한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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