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한국인은 노벨 문학상을 희망한다. 노벨 평화상은 있지만 노벨 문학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력으로 볼 때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아직은 요원하다고 혹평하는 소리도 있다. 이유는 독서열기가 한 나라의 문학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인데 이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4년 성인 연간 독서율은 86.8%였다. 2015년에는 65.3%로 감소했다.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을 이상하게 보고 있다. 위대한 지적업적을 바라면서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 '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는 뼈아픈 말이 가득했다. 내용인즉 "한국인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서 노벨 문학상을 여전히 바라고 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이어 "많은 한국 학생들이 책 읽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문제 하나 더 풀고 모의고사 문제지 한 장 더 풀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로버츠 성균관대 성균어학원 교수는 "영국에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보고 휴양지에서는 책을 읽는 게 일상화돼 있다"며 "한국 사람들은 지하철에서든 휴양지에서든 대부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잠을 자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이 너무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에 치여있다"며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읽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TV시청이나 인터넷서핑 등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국인들이 매년 '노벨 문학상'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반성할 점이 많다. 외국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직시해야 한다. 그들이 지적하는 점을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2014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국민 하루 평균 책 읽는 시간은 6분이다. 책을 10분 이상 본다는 사람도 10%뿐이었다. 국제여론조사기관 'NOP월드'가 2005년 세계 30개국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1인 평균 주당 독서 시간 조사에서 한국은 3시간6분으로 꼴찌였다. 이 같은 독서 퇴화 속도를 보면 같은 조사를 지금해도 하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자화상'을 바라보고 '참모습'을 찾아야 한다. 우리 국민의 모습이 즉흥적인 모습에서 좀 더 신중하고 사유하는 모습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 작가가 노벨상을 받으려면 그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강렬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 한 노벨 문학상을 타는 건 꿈일 수 있다. 독서를 생활화하고 이를 통해서 무한한 사유를 하여 한국인의 얼을 이어갔으면 싶다.

초·중·고부터 대학, 일반 성인에 이르기까지 독서의 생활화를 강조한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앞장서서 독서캠페인을 벌이길 바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에서도 국민독서 생활화에 힘써주기 바란다. 광역시장, 도지사 시장·군수 와 교육감 일선 초·중·고 학교장들도 독서운동을 펼쳐주기 바란다. 노벨 문학상으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드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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