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 철학교수] 젊었을 때부터 "나는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고 결심한 끝에 미국 역사상 최연소(最年少)대통령이 되었던 존 에프 케네디. 그가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는가 하는 것은 데어도어 화이트의 '대통령은 어떻게 만들어지나'라는 책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역시 그는 마음먹은 바를 강인하게 밀고 나가는 단세포 인간이었다.
 
그의 아내였던 재클린 케네디 여사만 하더라도 세상 사람들의 기억 속에 댈러스의 비극이 아직도 생생하고 모든 미국인들이 깨끗한 이미지의 재클린 여사이기를 바라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서슴없이 늙은 백만장자 오나시스와 결혼하고만 것은 어느 의미에서 역시 단세포적 인간이었다.
 
'가로채기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튼 사이먼의 경우를 보자. 이 사나이가 어느 여성에게 반했다.
 
그러자 당장 프러포즈 했는데 그때 자기 이름이 새겨진 반지를 그녀의 손가락에 덥석 끼워주는 것이었다. "이 반지 뭐예요? 그리고 N.S 라고 새겨진 것은?" 당황한 그 여성이 묻자 "Norton Simon의 이니셜이야. 당신은 지금부터 내 아내가 되는 거야!"라고 사이먼은 대답했다.
 
행동적이고 단세포적인 사이먼은 잠깐 만나보고 마음에 들자 반지부터 만들어다가 불문곡직하고 끼워주었던 것이다.
 
그녀는 세계 최고의 명화(名畵)가 즐비한 미술관 같은 대저택에 살고 있다. 사이먼의 신혼 여행지 또한 걸작이다. 나이아가라의 폭포나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이 아니라 피츠버그의 제철공장(製鐵工場)이었다. 뭉게뭉게 솟아나는 제철공장 지대의 시커먼 연기를 가리키며 신랑은 신부에게 속삭였다. "나는 제철업계의 왕자가 될 테야" 그 후 신랑은 호이링 스틸이라는 미국 우수의 제철회사의 사장이 된다.
 
일본 산요전기(三洋電機)의 이노우에 삼형제는 돈 한 푼 없이 빚만 120만 엔으로 새 회사를 만들었다. 그들 삼형제는 유명한 마츠시타 전기의 사장인 마츠시타 고노스케의 처남 매부지간으로서 그때까지 마츠시타 전기에 몸담아 있었는데 스스로 독립하기로 마음먹자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박차고 뛰쳐나왔다.
 
빚만 가지고 너절한 공장을 차려 출발하는 주제에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커버하는 대 회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회사 이름도 산요(三洋)라 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들을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삼대양(三大洋)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이나 파고  들지 않은 곳이 없는 대회사를 이룩해 놓았다. 이제 SANYO는 세계인의 상표가 된 것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그들의 자세에서 참다운 개척자적인 행동력을 엿볼 수 있지 않은가! 태산(太山)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山)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山)만 높다하더라. 우리의 고전에도 전해지는 말이다.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강한 실천력만이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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