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기업에서 자본 운영의 원리는 근로자들로부터 노동을 제공받는 대가로 응분의 보상을 제공하되 그것보다는 더 큰 부가가치를 얻어내는 데 있다. 노동으로부터 부가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나 제도는 사용자 특성에 따라서 달라진다. 어떤 사용자는 경영철학으로 휴머니즘을 앞세우는가 하면 또 다른 사용자는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압박경영을 정도로 여긴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경쟁사회 속에서 전자와 같은 사용자와 함께 일하는 근로자는 행운이다.

고용조정법의 문제점

 최근에는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고용조정법도 새로 만들어졌다. 이제 근로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높여야 한다. 잠깐이라도 방심하여 뒤로 처지면 조직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근로자를 억압하는 장치들이 이중삼중으로 만들어져도 노동의 부가가치가 기대하는 것처럼 오르지는 않는다. 사람은 누구든지 역량에서 다른 용량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육체적 힘이 약한 사람이 뛰어난 지력만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노동의 부가가치는 근로자들의 조직이나 일에 대한 심리상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수평적 조직구조에 자율을 최대한 보장해도 최고의 생산성을 올린다. 자유주의를 경험한 우리 사회의 근로자들 역시 억압적 분위기이나 제도에 대해서는 불만족을 갖는다. 오히려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지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산출한다. 근로자들이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심리적 매개체는 무엇인가?

목표를 갖고 일을 즐길 수 있게 하는 힘 '희망'

 그것은 현재의 만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희망이란 한 개인이 목표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기대와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신적 의지력을 뜻하는데, 높은 희망을 가진 사람일수록 도전적인 목표를 추구하면서 일을 즐긴다. 희망은 목표에 대한 기대,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 및 의지력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목표에 정신을 집중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합한 행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반면, 희망의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현실이나 목표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주어진 일을 수행하면서도 희망이 높은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망은 대부분 현실에 대한 만족으로부터 온다. 사람에게 있어서 만족은 희망의 기반이다. 만족감은 도전감, 흥미, 육체적 노력, 일의 조건, 동료애 및 보상 등으로부터 비롯된다.
 
무한징벌의 한국사회

 최근 한국의 사회적 환경은 미국처럼 약자에 대한 무한징벌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본이 없는 근로자들은 만족이나 희망보다는 갈수록 불안과 초조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직원들에게 380채의 반값 아파트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언론들은 그를 근로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도, 사회적 희망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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