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곧 총선이다. 좋은 사람들 선출해서 나라가 일취월장했으면 좋겠는데 돌아가는 걸 보면 일취월장이란 '일요일에 취하면 월요일은 장난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대학 동문 밴드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는데 재밌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다. 먼저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다.

 "아버님 어머님 보세요. 우리는 당신들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나이 들면 외로워야 맞죠. 그리고 그 외로움을 견딜 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고요. 자식, 손자 ,며느리에게 인생의 위안이나 기쁨이나 안전을 구하지 마시고 외로움은 친구들이랑 달래시거나 취미생활로 달래세요. 죽을 땐 누구나 혼자입니다. 그 나이엔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이고, 나이 들어서 젊은이 같이 살려하는 게 어리석은 겁니다. 마음만은 청춘이고 어쩌고 이런 어리석은 말씀 좀 하지 마세요. 나이 들어서 마음이 청춘이면 주책바가지인 겁니다. 늙으면 말도 조심하고 정신이 쇠퇴해 판단력도 줄어드니 남의 일에 훈수 두는 것도 삼가야 하고 세상이 바뀌니 내가 가진 지식으로 남보다 특히 젊은 사람보다 많이 알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편견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전화를 몇 월에 한 번을 하든, 1년에 한 번을 하든 아니면 영영하지 않아도 그게 뭐가 그리 중요 하세요? 그거 가지고 애들 아빠 그만 괴롭히세요. 마지막으로 이번 설날에 아이들 데리고 몰디브로 여행가니까 내려가지 못해요. 그렇게 아시고 10만원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해 놓았으니 찾아 쓰세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발 저희들을 귀찮게 하지 마세요. 한동안 저희들 연락이 없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해 주세요"

이에 대한 시어머니의 답장 메시지이다. "고맙다. 며느리야. 형편도 어려운 데 이렇게 큰 돈 10만원씩이나 보내주고. 이번 설에 내려오면 선산 판 거 90억하고 요 앞에 도로난다고 토지 보상 받은 6억 합해서 3남매에게 나누어 주려고 했더니, 바쁘면 할 수 없지 뭐 어쩌겠느냐? 둘째하고 막내딸에게 반반씩 주고 말란다.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니? 여행이나 잘 다녀와라. 제사는 내가 모시마. 걱정 말고 잘 놀다 와라"

시어머니 답장을 보고 깜짝 놀란 며느리가 허겁지접 다시 보낸 내용은 이렇다. "어머니! 이런 실수를, 제가 친정 부모님께 보낸다는 게 잘못 갔네요. 친정에는 몰디브 간다고 하고서 연휴 내내 시댁에 있으려고 했거든요. 어머니 좋아하시는 육포 잔뜩 사서 내려갈게요. 항상 딸처럼 아껴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이제부터 어머님께 엄마라고 부르고 싶네요. 엄마 사랑해요."

이에 대한 시어머니의 답신이다. "사랑하는 며느리야!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운데, 이걸 어떡하면 좋니. 내가 눈이 나빠서 만원을 쓴다는 게 억 원으로 적었네. 선산 판 거 60만원, 보상 받은 거 30만원해서 제사 모시려고 장 봐 놨다. 얼른 와서 제수 만들어다오. 사랑하는 내 딸아... 난 너뿐이다"

잘 뽑자. 며느리 하는 행동이 딱 우리나라 정치인들 같다. 금 번 총선, 이런 며느리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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