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길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충북지역회의 부의장

[한상길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충북지역회의 부의장] 가끔, 아니 자주라는 말이 더 맞겠다. 필자는 자주 걱정스런 사색에 잠기곤 한다.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나', '우리는 지금 괜찮은 걸까',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와 같은 생각에 잠기며 끊임없는 자문을 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인간성이 말살되는 여러 현장에서의 모습들은 더 이상의 물질만능과 기술적 발달만이 사회를 성숙하게 하기에는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간적 소양의 부재를 깨닫게 한다.

 얼마 전 '한국에서 퇴직을 시키고자 하는 직원을 내쫓는 방법'에 대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자존심을 버려가며 버티고 버텨온 직장에서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로 결정되는 순간, 기발하고도 잔혹한 행위들과 모욕들로 참을 수 없는 공포가 상존하는 사회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자행되고 있다.

 또한 자기 아이를 찜 솥에 넣어 익사시킨 친모가 있는가 하면, 갈비뼈 16대가 부러지도록 폭행하여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와 같은 '사람이되 사람으로 보고 싶지 않은' 이들이 우리 이웃에 살고 있지 않나.

 반성하지 않고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을 짓밟으며 자신의 이득과 안위만 챙기려는 모습에서 그 어떤 뉘우침은 없었다. 미안함도 없이 단지 자신이 그러해야 했던 이유만이 모난 행위의 정당함을 역설하게 해주었을 것이다. 남을 모욕했다면 그 모욕은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올 것임을 깨닫기엔, 타인과 사회에 대한 배려와 인정이 턱없이 부족했음을 이제는 우리가 모두 알아야 할 때가 온 듯하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짊어지고 가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만들어준 우리 기성세대는 일선에서 물러나 일자리도 없이 가난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은 고학력과 갖은 스펙을 갖추었음에도 배운 것을 써먹을 작은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해 일용직이나 알바를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낮은 급여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사회적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누가 이사회를 지탱해야 할지 도무지 답을 찾기가 힘들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우리는 무기력에 빠진 이 사회에서 무엇을 기다리고 어떠한 것을 준비하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지 깨달아야 한다. 무조건적인 학력과 기술의 습득이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혹자는 물질을 중시해 그동안 소홀히 한 정신적인 측면을 되살리자는 의미에서 인문학의 필요성을 얘기한다. 인문학의 경험과 소양들은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음악과 미술과 고전을 충분히 이해하는 수준의 인간이 어찌 남에게 막말을 할 수 있겠으며 다른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겠는가 말이다.

많은 기관과 영역에서 인문학의 필요성을 외치는 것에는 이 모든 '인간성의 부재'와 연관이 없다고 못하겠다. 각종 기업에서도 무분별한 스펙을 갖춘 사람보다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원을 찾고 있다고 하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가는 또 하나의 과도기가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살아갈 이 사회에 바란다. 인간에게 인간답게 살기를 제시하여 주고, 진정한 배려가 살아 있기를. 함께 살아갈 힘이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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