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4·13 총선 코 앞… 농번기 농촌 표심 잡기 현장
후보들 직접 논·밭까지 찾는 '진풍경'
장날 선거운동에도 유권자 반응 냉담

[보은=충청일보 주현주기자] "할 말 안할 말과 행동으로 꼴불견을 다 보여주고 이제와서 나라발전을 위해 투표로 힘을 실어 달라구?농삿일이 바빠서 관심 없슈."

4·13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 못해 무관심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반해 후보자들은 침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각종 씨앗파종과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번기와 겹치는 바람에 유권자를 찾아 발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쫓아다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남부 4군의 경우 보은·옥천·영동에 괴산이 더해져 찾아가야 하는 곳은 많고 가봐야 유권자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 되자 장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형국이 됐다.

6일 보은장날을 맞아 한쪽에서는 후보자의 한 표를 호소하는 쉰목소리가 연신 확성기를 타고 흐르고 있는 가운데 산외면에 사는 K씨는 "변치않겠다던 사람들이 정치철만 되면 윗논에 물빼 아랫 논에 물대는 식으로 이당 저당 옮겨가는 것을 보고 애초에 글러먹었다고 생각했다"며 "정치 말이 좋아 우리들을 위한다지만 결국은 자기들 좋아서 하는 것 아니냐"며 관심없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장안면에서 장을 보기 위해 나온 J씨는 "북한이 미사일을 연신 쏘아대는 상황에서도 잘난 정치하는 나리(?)들은 텔레비젼을 통해 할 짓 못할 짓 다해놓고 이제와서 국가를 팔고 발전을 팔고,유권자를 팔면 될 줄 알았나"며 "과거에는 농사와 날씨 때문에 뉴스는 꼭 봤는데 이제는 텔레비젼 보기도 싫다"고 쓴소리를 내뱉였다.

보은읍에 사는 S씨는 "5일 옥천과 6일 보은에서 유권자들의 알 권리 차원과 정말 실천 가능한 공약을 제시했는지에 대한 검증을 위해 토론회를 지역신문사들이 개최했지만,한쪽 후보가 참가하지 않아 다른 후보자만 일방적인 대담회가 되는 것을 보니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가 농번기와 겹치며 일단 사람을 만나야 공약이건 지지부탁이건 할 것이 아니냐"며 "할 수 없이 논,밭에서 일하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확성기 방송을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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