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기 한국교통대 교수

[김창기 한국교통대 교수] 상상하기 힘든 끔찍한 사건들이 연일 터지고 있다. 대소변을 못 가린다. 말을 안 듣는다며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젊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한 아버지는 동거녀와 동거녀 친구까지 가세해 11살 된 자신의 딸을 집에 가두고 굶기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를 가했다.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의붓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울산 계모 사건, 목사부부가 여중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미라상태로 집안에 유기했던 사실이 밝혀져 경악케 했다.

 우리 사회를 들끓게 한 엄청난 충격은 아동학대를 넘어선 자녀살해가 이처럼 빈번히 자행된다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아동학대 사건은 한정된 지면에 표현을 다할 수 없을 만큼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2015년에 발생한 아동학대는 1만1709건(의심신고건수 1만 6650건)에 달했다. 특히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비율이 79.8%가 이다. 아동학대 사망 건수 14건은 모두 부모에 의해 일어났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발생해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학대 사례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지 않으면 피해아동을 폭력으로부터 구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발견율이 미국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30%는 거의 매일 상습적인 학대에 시달렸다. 한번 학대를 받은 아동은 가정과 사회가 철저히 보호해야 하지만 또 다시 폭력 등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두고 부모가 외출하는 것만으로도 아동학대로 여기고 있으며, 이웃집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릴 경우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이를 혼자 두거나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옷이 심하게 더럽거나 하는 등의 사소한 징후들은 무시되고 있다.

 아동은 출생 후 가정의 보호 속에서 부모에게 의존 및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로서 가족은 그 구성원의 기본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사회적 단위이다. 모든 아동은 하나의 인간으로서 독자적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을 가정 안에서 아동의 성장 시기에 맞추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아동은 성인에 비해 권리의 확보와 복지의 증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정신적, 지적 발달의 미성숙으로 자신의 권리에 대한 주장과 확보에 제한이 따른다.

 학대 발생원인들 중 상당수가 가정의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부부불화, 알코올문제, 피학대 경험 등 만성적이거나 고질적인 문제들이 많다. 부모의 생활상 스트레스로 인해 아동에게 공격적이 될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부부불화가 있는 가정에 대해 신체학대의 감소를 목표로 할 때에는 부모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지지망도 가정의 아동학대가 완화되거나 예방될 수 있다.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76조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가 감내해야 할 막대한 비용을 생각할 때 예방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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