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한솔기자] 과거 역사 속 오늘, 충청일보 신문을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과거 이슈뉴스를 선정해 브리핑해드립니다.

 

참을 수 없는 유세의 가벼움

<1988년 4월 18일> 합동유세 차분하게 진행

유권자들 정치 의식 높아져
청중들 동요 않고 정견 경청

 

지난주 일부 선거 유세현장은 말 그대로 ‘튀어야 산다’ 였습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포크레인, 함거, 리어카 등 특이한 소품을 동원해 유세에 나섰죠.

지금은 거리 유세를 펼치지만 과거 선거 때는 초등학교 운동장 등을 빌려 합동유세를 치뤘는데요. 1988년 13대 국회의원 합동유세 현장입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은 비록 유권자는 아닐지라도, 세대 차이가 날지라도, 중간에 졸기도 할지언정 후보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현란한 소품과 사운드가 아닌 후보자의 진정한 연설과 공약만이 유권자의 마음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러한 합동유세는 2004년 선거법 개정을 통해 폐지됐는데요. 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수건을 돌리는 등 금품이 오가고 지지자들 간 충돌이 일어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부작용은 있었지만 차라리 지금은 사라진 합동유세 때는 후보자들이 나설 기회가 공정했다”고 말합니다. 정치인과 유권자가 가깝게 접촉하고 후보자간의 공약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죠.

이번 총선에서 포크레인 유세를 펼치던 한 후보는 유세를 마치고 철수하던 과정에서 포크레인이 신호등을 건드려 망가뜨리는 사고를 냈는데요.
 
과거보다 화려하고 치열했던 조금은 뜬금없는 웃음을 주기도 했던 요즘 선거운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후보자의 목소리는 왜 유권자들 마음에 남지 않았을까요?

 

 

내려갈 땐 2G, 올라갈 땐 LTE인 것은?

<1997년 4월 18일> 1L당 790원 주요소도 가격파괴

 

요즘 79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도 1000원이 넘는데요.

1997년에는 휘발유가 1L당 790원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정유회사들의 기름값 경쟁이 일면서 청주시내 주유소들도 기름값 파괴에 나섰다는 기사입니다.

최근 기름값 상승으로 인해 주유소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기름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내릴 때는 '2G급'이던 기름값이 오를 때는 'LTE급'이라는 원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기름값 상승의 근본원인인 유류세 인하를 공약으로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 공약이 지켜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정부에게는 포기 할 수는 없는 세수원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유류세가 기름값 보다 더 비싼 지금, 우리가 차에 주유를 하는 행동이 기름을 넣고 있는 것인지 세금을 넣고 있는 것인지 참 헷갈리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꽃이 진다고 하여 그대를 잊은 적 없다

<1997년 4월 18일> 잔인한 4월 자살자 속출

사업부진, 실직비관 어두운 사회 분위기 반영

 

바다 건너 제주에서 강원도 산골까지, 전국이 흩날리는 봄꽃들로 물들었습니다. 이렇게 찬란한 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달이기도 합니다.

1997년 한국은 IMF가 터진 해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맞았고 파산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된 경제위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도내에서만 4월에 10여건이나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자살사건으로 인해 ‘잔인한 계절’이라 일컬었습니다.

그로부터 17년 뒤, 4월은 다시 잔인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사망 295명, 실종 9명, 총 희생자수는 304명. 
476명이 승선해 구조된 사람은 172명입니다.
부푼 설렘을 안고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엊그제는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제는 지겹다 말하고 잊어야 한다 말하지만
2014년의 봄, 누군가에게 잔인함으로 남은 그날은 여전히 우리가 기억해야할,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그런 지겨움이 아닐까요.

‘꽃이 진다고 하여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정호승 추모시)

 

 

한국 축구 ‘신의 한수’ 탄생했던 그 곳

<2002년 4월 18일> 바빠진 손길…월드컵 눈앞에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입니다.
중부권 최대 축구경기장으로 월드컵경기장 중 유일하게 한국형잔디로 심어졌다고 하네요.

한국축구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2:1)이 바로 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는데요. 극적인 후반전 설기현의 동점골과 연장전 안정환의 골든골은 신의 한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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