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주 선문대 교수

[안용주 선문대 교수] '레저(leisure)'란 '여가' 또는 '자유시간'을 가리키는 말로 영어에서는 구속활동이외(non-compulsary activities)의 시간을 가리킨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해 단순작업을 기계가 대치함로써 일반 노동자는 일주일에 20여 시간이나 노동시간이 단축 되었고, 노동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스포츠 이벤트나 문화활동 등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여가개발센터의 정의를 빌리면 여가는 "인간의 다양한 생활 가운데 자유재량에 의해 뒷받침된 모든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재량활동이란 의·식·주와 건강, 노동의 약50%, 노는 것, 공부하는 것, 대인관계의 100%, 생활노동의 약50%, 재무적인 활동의 약50%를 가리킨다. 인간의 생활을 조금 더 세분화하면, 생리적인 필요시간, 노동시간, 자유시간으로 나눌 수 있고 이 가운데 '자유시간'이 레저 또는 여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014년에 국민여가활동조사라는 의미 있는 보고서가 정부에서 출판되었다. 이 조사는 급격한 경제발전과 산업화시대를 지나 일정부분 안정단계에 들어선 한국의 현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지표를 제공했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여가활동은 예를 들면 취미·오락활동, 스포츠참여활동, 스포츠 관람활동, 사회 및 기타활동, 문화예술 관람활동 등에서 주로 '휴식활동'에 편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통계에서 조사된 '관광활동'은 전체의 0.7%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62.2%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한 '휴식활동'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62.2%를 차지한 '휴식활동'에 포함된 TV시청(51.4%)이 전체 1위를 차지했고 다음이 인터넷검색(11.5%), 운동이 아닌 단순휴식목적의 일상적 산책(4.5%)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동년 일본의 레저백서에서 발표한 1위 국내관광여행, 2위 외식(일상적인 외식 제외), 3위 독서, 4위 드라이브와는 그 내용이 지나치게 다르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인의 노동시간은 2014년에 OECD 2위를, 2015년에는 연간 2285시간을 일해 OECD34개국 가운데 멕시코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OECD국가 평균이 1770시간이므로 타 국가에 비해 515시간(1일 8시간 기준 65일)을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1953년 1인당 GNP 67달러로 시작한 대한민국, 77'년에 1만달러를 돌파, 07'년에 2만달러, 작금 3만불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성장위주의 채찍만 휘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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