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20대 총선은 여소야대를 만들었다. 여에 등 돌린 민심은 표심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 공천파동이 겹치면서 여의 과반 의석은 실패했다. 제1야당은 예상 밖의 선전을 했다. 하지만 호남에서의 지지기반은 무너졌다. 제2야당은 호남을 석권했다. 정국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서 새누리 122석,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나타났다.

16년 만에 3당 구도가 출현했다. 양당체제에서 3당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어느 당도 과반의석을 넘지 못했다. 야당의 의석을 합쳐도 167석, 여기에다 무소속 11석을 합쳐도 178석으로 국회 선진화 법에 의한 통과의석 180석을 넘지 못하는 구도다. 국민의 선택은 절묘했다. 어느 당에도 전폭적인 힘을 몰아주질 않았다. 적정한 배분으로 여당에게 경종을 주었다. 대신 야당에게도 일방적인 힘을 몰아주질 않았다. 여·야를 심판하면서 잘못이 많은 쪽에 더 매질한 것이다. 야당은 여당의 잘 못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결코 잘해서 선전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결과를 보면서 우리 국민의 정치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이 간다. 세계적인 국민수준을 보여줬다. 어느 나라에서 이와 같은 절묘한 결과를 보여주었을까? 풀기 어려운 문제를 푼 셈이다. 4.13총선을 통해서 국민들은 실망을 많이 했다. 우리 정치수준이 국민수준 정도는 따라와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여·야 공천과정과 야당의 분열을 보면서도 국민들은 실망을 했다. 어느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정치공항에 이르게 되었다. 정치권이 잘 못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거 때는 표를 달라고 읍소하면서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국민 앞에 군림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 국민의 머슴이라고 말하면서 1백가지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데 대한 국민적 입장에서 개혁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점 또한 깊게 반성해야할 대목이라 하겠다. 이번 선거결과를 여·야 정치권에서는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국민을 위한 대의 정치가 진정으로 이루어지길 당부한다. 민생을 챙기고 국가발전의 기틀을 다지는 20대 국회가 되길 염원하다. 만약 그러질 못하고 3당 체제가 정쟁으로 치닫는 모습으로 재연된다면 국민적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정치권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가 무엇인지 깊이 반성하면서 민생국회가 되길 바란다. 생산적인 국회가 되길 바란다.

OECD 34개 회원국 중 국민행복지수가 최하위다. 사회갈등지수가 2위다. 20대 국회는 국민행복지수 최하위 권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앞장서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사회갈등지수 2위라는 불명예를 해소하는데 적극 노력하고 참여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을 조기에 달성하고 4만 불을 달성하는데 기반을 다지길 바란다.

청년실업률이 11.8%다. 올 2월 12.5%에 비하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요원하다. 국민의 안영을 위한 ‘안보의식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 국민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서 적극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3당 체제의 생산적 ‘협치(協治)’를 창조해 내길 바란다. 당리당약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으로 국정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 국가발전과 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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