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봄기운이 완연한 봄날 산책을 하다보면 참으로 볼거리와 느끼는 점이 많다. 방방곡곡에 갖가지 봄꽃들이 피고 진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목련과 벚꽃이 흩날리고 영산홍, 철쭉들이 새롭게 피어난다. 대자연도 쉼 없이 변화하듯이 우리 마음도 평온한 맑은 때가 있는가하면 비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칠 때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나의 내면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생각하며 21세기 영적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를 몇 번 되풀이해 읽었다. 그 깊은 의미가 새롭게 가슴에 와 닿았고, 사람을 변화시키고 일깨우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봄꽃들이 환하게 웃는 행복한 봄날, 지는 꽃이 있기도 하고 피어나는 꽃이 있듯이 바람직하지 못한 독버섯 같은 사람이 있는가하면 봄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를 전해주는 사람들도 있으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여 내면을 일깨워야 하겠다.

  삶과 죽음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현존하는 영원한 생명인 존재가 있다 한다. 존재란 우리의 진정한 본성이다. 존재는 모든 생명체 안에 깃들어 있고,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 불멸의 그 무엇이고 마음이 고요할 때만 지각할 수 있다. 현재에 머물면서,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에 집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존재를 느낄 수 있다.

  마음은 올바르게 사용하면 훌륭한 도구가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아주 위험하다. 마음을 부리지 못하고 부림을 당하는 것은 병이고, 마음을 자신이라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실체, 즉 생각하는 자를 지켜보기 시작할 때 더 높은 차원의 의식이 깨어나고, 내면에 있는 본성을 느끼게 된다.

  생각하는 자를 지켜보는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흐름을 멈출 수 있다.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일상의 삶 속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다. 이 모든 일들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동작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기쁜 마음으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 하나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길 때 마음이 평화롭고 삶의 지혜를 얻는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 나의 내면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하는 성찰은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분석은 하지 말고 내면에 주의를 집중하고, 감정의 에너지를 느껴보며 그냥 지켜보는 것이다.

  내면을 지켜보면서 명상을 하면 유일한 시간은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지금 여기의 삶에 집중해야 한다. 필자 자신도 전에는 주로 과거나 미래에 살면서 가끔 지금에 왔었는데, 이제 지금에 살면서 나날의 삶에 필요한 때만 잠깐씩 과거나 미래를 방문해야 하는 것도 알았다.

  또한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은 미래에서 오는 게 아니다.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면서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여기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행복은 찾아온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