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용어로는 '추간판 탈출증'
큰 수술 아니어도 증상 호전 가능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30대 비교적 젊은 남성이 지난 주부터 시작된 우측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앉아있으면 더 저리고, 기침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고 호소한다면, 이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 무엇일까.

정답은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 유성선병원 척추센터 박재진 과장의 도움말로 흔히 허리디스크라 부르는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에 대해 알아본다.

 
◇디스크의 또다른 이름 '추간판'

'디스크'라는 용어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원형 구조물을 일컫는 용어로 정확한 의학 용어는 추간판(椎間板, intervertebral disc)이며,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질환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이 본래의 위치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추간판 탈출증'이다.

추간판은 목, 등, 허리뼈 각각 사이마다 위치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요추부, 즉 허리뼈에서 발생한 추간판 탈출증 때문이며, 이 질환으로 인한 허리 통증의 연간 발생 빈도는 약 5~20%, 다리 저림 등을 동반하는 하지 방사통은 1~5%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추간판 탈출증은 50~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척추관 협착증과는 달리 대개 30~50대의 젊은 남자에게 발생한다.

하지만 요통이나 하지 방사통(다른 부위로 퍼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고 해서 허리디스크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는데, 허리나 엉치뼈쪽에서 생기는 염좌같은 병변이나 당뇨로 인한 말초 신경 병변에 의해서도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하지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이라고 무조건 허리디스크는 아니다?
 
허리의 통증과 관련해 발병률이 높은 질병은 추간판탈출증 외에도 척추협착증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지속적인 허리 통증을 두고 디스크로 판단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척추협착증은 말그대로 척추관이 협착돼 좁아지는 질환으로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노화로 점점 좁아질 때 척추관을 둘러싼 척추뼈 마디가 굵어지거나 인대가 두꺼워져 허리통증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 모두 요통이 주된 증상이나 구분법이 있는데, 허리디스크는 앉고 서있을 때 모두 통증이 오지만, 척추관협착증은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오고, 또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요통이 반복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엉치뼈와 허벅지쪽 하체로 옮겨간다.
 
◇디스크,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정상적인 추간판은 내부에 수핵(속질핵)이 있고, 외부는 탄력있는 고무바킹같은 섬유륜으로 둘러싸여져 있으며, 위아래로는 척추체 연골판으로 덮여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수핵 내 수분 및 단백다당은 줄어들고, 탄력성을 잃고 약해진 섬유륜을 통해 수핵이나 섬유륜의 일부가 탈출한 상태를 추간판 탈출증이라 하며, 섬유륜은 유지된 상태에서 뒤쪽으로 돌출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탈출한 추간판이 신경근을 압박해 요통 및 다리에 통증(방사통), 감각 이상, 근력 약화, 측만증 등을 유발한다.

추간판 탈출증이 의심될 때 시행해보는 대표적인 신체 검사가 하지 직거상 검사(straight leg raise test)로 무릎을 펴고, 발등을 굽힌 상태에서 다리를 서서히 들어줄 경우 아픈 쪽 하지 방사통이 건강한 쪽에 비해 더 적은 각도로 움직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외 하지 근력 검사, 심부 건 반사, 이환된 피부 분절 등을 검사해볼 수 있으며, 추간판 탈출로 인한 통증은 대개 허리를 굽힐 때, 기침 등의 복압을 상승시키는 동작들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기본 영상 검사로는 단순 방사선 사진(X-ray)을 촬영할 수 있으며, 초기의 경우 별다른 이상 소견이 안 나타나기도 하지만, 타 질환을 배제 및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는 촬영이 필요하다.

요즘은 방사선 노출의 위험이 없으며 추간판 및 신경 등의 연부 조직을 관찰 할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하여 진단하기도 하는데, 자기공명영상은 탈출된 추간판의 변성, 방향과 정도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여 치료에 도움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큰 수술이 아니어도 증상 호전 가능

치료 방법으로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는데, 그 중 보존적 치료 요법에는 2-3일 정도 침상 안정, 소염진통제 복용, 물리 치료, 보조기 착용 등이 포함되며, 다양한 방법의 신경 차단술을 통해 통증을 조절해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방법만으로도 증상은 호전되는 편이나, 약 10% 이내에서 수술적 치료를 요하게 되며,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경우는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 없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통증, 근력 약화 등의 하지 마비가 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경우, 대소변 기능 장애, 특히, 허리척추뼈 아래 부위에 있는 여러 다발의 신경근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이 발생했을 경우 등이다.

최근에는 최소침습적 방법으로 화학적 수핵 용해술, 내시경을 통한 추간판 절제술 등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러한 시술들은 피부 절개가 비교적 작고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해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허리건강 생활가이드

일상생활에서 올바르게 허리를 사용하고 익히는 습관을 들이면 요통이나 디스크 예방에 매우 좋으며, 특히 허리디스크 예방에는 지속적인 허리 운동하는 것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된다.

2~30분 정도 굴곡 없는 평평한 길이나 낮은 언덕을 걷거나, 자전거, 수용 등 유산소 운동 등이 좋으며, 비만 역시 디스크에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조절 역시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 형성은 허리건강에 필수 요소로 일상 속 건강한 자세는 물건을 들때는 항상 몸에 가깝게 붙여 들기와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편자세로 유지하기, 허리를 비틀면서 구부리지 않기, 의자는 등받이가 약간 뒤로 기울어진 의자에 허리를 펴고 앉기, 20~30분에 한번씩 일어나 스트레칭, 운전시 운전대에 좌석을 가깝게 하고 무릎 쪽을 높게한 후 허리에 쿠션을 받치기, 수면시 바닥은 단단하되 약간 쿠션이 있고,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거나 옆으로 돌아누워 자기 등이 있다.

위와 같이 올바른 자세 형성에 노력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다면 튼튼한 허리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에 발생시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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