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북체육회운영부

[김병선 충북체육회운영부] 우리는 언제나 좀 더 나은 삶을 위 한 선택과 결정을 고민하면서 살아간 다. 단순하게 먹는 것, 입는 것 같은 선택부터 직업을 고르고 배우자를 만 나고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중대한 결정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 (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하지 않았던가.
 

관심 있는 것에 눈길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려는 사람에 겐 온통 자동차만 보이기 마련이다. 길을 가더라도 새롭게 지어진 멋들어 진 건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리따운 아가 씨도, 광대 차림을 한 음식점 홍보맨 의 모습도, 풍선을 들고 아장아장 걸 어가는 아이의 모습도 관심이 없다.

달리는 차들만 눈에 가득할 뿐이 다. 새 양복을 사려는 사람에겐 남들 이 입은 양복만 눈에 들어오고, 새 구 두를 사려는 사람은 사람들이 신은 구두에만 눈길이 간다.

어떤 한가지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 는 사람에게 다른 걸 물어보면 기억 을 하지 못한다. 매일 오가며 봤던 미장실이 어디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기 억이 날 듯 말 듯하다. 세상을 바라보 는 눈이 한 곳에만 쏠려 있는 연유다.

세상은 내가 보는 대로 있다. 그렇 다고 있다고 또 다 보이는 것도 아니 다. 있는 게 다 보인다면 우리 뇌는 너무 많은 자극의 홍수에 빠져 착란 에 빠지게 될지 모른다. 그러기에 뇌 는 많은 자극 중에 몇 가지만을 선택 적으로 받아들인다.

정말 그 모든 걸 다 받아들여지게 된다면 세상사는 게 너무 복잡하고 힘들게 뻔하다.
기분이 좋은 날이면 하루 종일 웬 만한 짜증 정도로는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괜히 친절 해지고, 힘든 일도 신나게 할 수 있 다. 반대로 괜히 짜증이 나거나 우울 한 날에는 모든 게 귀찮아 진다. 별 일 아닌 일에도 화를 내게 되고, 여느 때 같으면 가볍게 넘어갈 농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상은 우리가 보는 것만 보이는 이유다.

해변에 사는 사람에겐 바다가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저녁, 문득 바라다본 수평선에 저녁달이 뜨는 순 간 그때서야 아름다운 바다의 신비에 취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내가 느끼는 것만이 보이 고, 또 보이는 것만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있고 느끼지를 못하고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린 너무 슬픈 것들만 보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너무 언짢 은 것들만 보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세상이 원래 어려 운 것은 아닐 것이다. 어렵게 보기 때 문에 어렵지 않을까. 그렇다고 물론 쉬운 것도 아니다. 결국 세상은 우리 가 어떻게 보고 선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보이는 그대로

반 컵의 물은 반이 빈 듯 보이기도 하고 반이 찬 듯 보인다. 비었다고 울 든지, 찼다고 웃든지, 그건 자신의 자유요 책임이다. 다만 세상은 내가 보는 것만이 존재하고 또 보는 대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존재하는 세 상이 그래서 좋다. 세상을 어떻게 보 느냐 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인 것이 다. 중요한 것은 세상은 보는 대로 있 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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