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일방향의 단선적 소통기술은 이미 종말을 고한지 오래이며 이제는 체험과 공감의 패러다임이 대세이다. 일찍이 소통의 기술에 앞서가 있던 광고메시지 전략에서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일련의 광고캠페인 시리즈로 체험과 공감의 소통기술을 선보여 왔는데, 두드러지는 것은 그동안 광고전략의 두 가지 축인 무슨 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확장하여 누구에게 즉, 메시지를 접하는 소비자를 향해 주도면밀하게 말걸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기존의 광고메시지 전략 요소에 필수 요소로 기능해 온 것이지만 훨씬 달라진 면모란 추상적이고 피상적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메시지로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메시지를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체험하게 하고 공감을 일으키며 또 그것을 소비자 스스로 확산시키는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다.

한 다국적 음료회사의 경우 인도나 파키스탄 등의 오지에서 집을 떠나 동남아에 취업하여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들이 가족들에게 무료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캠페인을 벌인다든지, 또는 어떤 화장품 회사는 해변가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여성들의 아이에 대한 염려를 돕기위해 휴대폰과 연계된 알람기능이 가능한 간단한 팔목장치물을 제공하는 등 기존의 광고 메시지 전략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여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다.

예로들은 위 두 가지 사례에서 중요한 시사점은 소통의 대상에게 그들이 진정 무엇이 필요한지를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하여 현실적이고 진정성이 담긴 소통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의 피상적인 광고메시지에서는 우리의 머릿속에 단순 저장되고 필요시 인출되는 과정을 거치겠지만, 직접 체험함으로서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이 담긴 공감으로서의 소통방식은 기억뿐만 아니라 나아가 실행에 옮기게 하는 주요한 동인이 될 확률이 커지게 된다.

또 능동적 소비자 개념의 환경은 다채널 환경의 미디어 융합으로 발전하면서 상호작용성을 특성으로 하는 공유와 공감이라는 오감 커뮤니케이션 또는 소통의 본질을 추구하며 나아간다. 메시지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권력관계에서 힘의 축이 이동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와 함께 소비자에게로 힘이 이동된 것은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져다 준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20대 총선 캠페인들을 견주어 보면 여당의 참패원인이 무엇인지 자명해 진다. 이미 그 원인을 두고 수없이 언급된 바이지만, 선거메시지를 접하는 정치소비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했었나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피상적인 소통의 기술은 이미 낡았고, 정치 분야에서도 공감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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