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지금 살아가는 이것이 뭐일꼬? 지금 먹고 있는 이것은 뭐일꼬? 그리고 지금 내가 동으로 걷고 있는가 아니면 동으로 가고 있는가. 그래서 무엇 때문에 동으로 가야만 하는가?

 오늘 이 시간, 잠을 자는 이 시간은 무엇일까. 잠에서 만난 그 사람은 누구일까. 그래서 무엇 때문에 그 사람과 동행을 하였을까? 그냥 그렇게 별다른 운명과 인연이 아닐지라도 그 사람의 복(福)을 빌어 준다면 그 사람은 가벼운 마음이 되고 나에게는 흐뭇한 마음이 있다. 그리고 어떤 나그네가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얼마나 기쁠까? 그리고 무엇을 찾느냐고 묻는다면 얼마나 기쁠까? 말하는 이야 괜스레 말을 건네 올지라도 내 마음이야 찾아오는 설레임이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오늘의 내가 왜 살아가야만 하는지. 또 나는 무엇을 찾아 헤매고 있는지, 마음속에서 흐릿흐릿 비추는 이 마음은 뭐일꼬? 뭣일꼬? 산사에서 노래하는 새소리가 이토록 슬퍼지는 까닭이 뭣일꼬? 그리고 인연(因緣) 때문에 상처를 만들고 상처 때문에 슬픔의 소리가 들려온다. 왜 만났느냐고 말을 하고 왜 함께 하였느냐고 말을 하면서 서로에게 서로가 상처 주는 그 소리가 뭣일꼬? 차라리 낯선 타인에게는 원망이 없고 이방인은 이방인의 발걸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계절이 흐르고 강변에는 갈대가 무성하며 작은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데 물결 사이로 언 듯이 스쳐 지나가는 그 사람! 세월의 그림자 일까? 세월의 영상일까? 긴 세월을 함께 하였던 그 사람! 한쪽 가슴으로 피어오르는 이 마음은 뭣일꼬?

 내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왜 앉아 있을까? 아무것도 볼 수가 없는 이곳에 왜 앉아 있을까. 또 무엇 때문에 생각 속에 생각으로 달려야만 하는가?

 그리고 나는 야! 이곳에서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그래서 무엇 때문에 마음속의 마음으로 달려야만 하는가? 고요한 마음의 뒤편에서 서성이는 그림자를 아직까지 본적이 없고 아직까지 들어 본적도 없었다. 그러나 고요한 마음의 텅 빈곳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움이라. 다만 마음속에 마음으로 그려지고 들려도 오는데 그래도 부끄러운 이 마음들은 또한 뭣일꼬? 문득, 일어서는 마음에서 참으로 순수한 참으로 아름다운 신비로움과 조화로움을 깨달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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