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날로 푸르러지는 신록과 봄꽃들도 가정의 달을 축하하여 주고 있다. 정부는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어린이날과 주말을 연결하는 나흘간의 황금연휴를 만들었다. 성장률이 부진하고, 민간 소비가 뒷걸음치는 상황에서 휴가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를 받아들여 연휴로 정했지만, 몇 달 전에 이런 결정을 했더라면 미리 각종 계획을 세워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텐데…….

 5월 5일은 뜻 깊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들을 위하여 제정한 날이다. 1923년 3월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하여, 방정환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주동이 되어 5월 1일을 그날로 정하였다. 이 날은 정부와 지자체 및 여러 단체에서 어린이가 따뜻한 사랑 속에서 바르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이 인간으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어린이날뿐만 아니라 항상 어린이를 사랑하는 환경을 조성하여 장차 우리나라의 주인공이 될 꿈나무로 육성하여야 하는데, 아동학대 소식들이 신문과 방송에 많이 나오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최근, 장기 결석 혹은 미취학 초·중생을 대상으로 한 3차 조사에서 다시 35명의 아동 학대 사례가 드러났다. 교육부와 경찰청, 보건복지부는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초·중학교 미취학 및 중학교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합동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범위를 넓혀 2011~2016년 미취학 초·중학생과 2013~2016년 장기 결석 중학생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니,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아동 430명 중 20명, 7일 이상 무단결석한 중학생 2,203명 가운데 15명 등 총 35명이 부모로부터 교육적 방임, 신체 폭력 등의 학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과 앞으로 철저하게 예방하도록 관계 당국과 온 국민의 대책과 노력이 절실하다.

 많은 아동학대 사례 중 우리고장에서 있었던 사례는 더욱 가슴 아프다. 친어머니가 자신의 친딸인 안모(사망 당시 4세)양을 욕조에 넣어 살해하고, 의붓아버지가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도 이번 합동 점검 과정에서 드러났다. 초등학교 취학 대상인 안양이 3년째 등교하지 않아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친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의붓아버지가 구속된 것이다.

 어린이헌장 내용처럼 한창 사랑 받고 보호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악마 같은 부모의 학대로 신음하다 죽어가는 일도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01~2014년에 126명의 아동이 학대로 숨졌다. 매년 9명꼴로 대부분이 부모에 의해 저질러졌다니 믿기지 않는다. 41여 년 초등교육에 몸담은 필자라서 더욱 슬프다. 전문가들은 아동 인권 보호야말로 선진화의 척도라고 말한다. 아동의 기본적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이고, 저항 능력도 도움을 청할 곳도 없는 힘없는 아동학대는 사회적 폭력이니 시급히 근절하고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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