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중앙공원서 경찰 단속 피해 옮겨와
판돈 십수만원씩 오가… 환전상도 존재
주민들 "수개월 전부터 목격… 점검 시급"

▲ 지난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모충대교 밑에서 윷놀이를 벌이기 전에 한 남성에게 5만원권 지폐가 건네지고 있다.

[충청일보신정훈기자·진재석인턴기자 ]충북 청주시 무심천 다리 밑이 불법 윷놀이 도박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십수년 동안 청주 중앙공원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던 도박장이 경찰단속으로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무심천 다리 아래로 옮겨온 것이다.

지난 12일 오후 2시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 모충대교 동단 아래에서 노인들 20여 명이 두 무리로 나눠 윷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이 윷놀이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해가 저물 때까지 8시간 가량 벌어졌다. 노인들이 단순히 즐기는 오락이라고 보기에는 오가는 판돈이 상당했다.

한 판에 십수만원씩 오가는 경우도 있었다. 5만원권 지폐가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은 판이 열릴 때마다 노인들에게 돈을 걷기도 했다. 돈을 바꿔주는 환전상도 있었다. 때때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한 듯 망을 보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자연스레 윷놀이판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인위적으로 도박판을 조성한 것이다. 이런 도박판은 수개월 전부터 이뤄져 왔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무심천변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언젠가부터 승용차까지 등장하고 돈이 오가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으며 중앙공원에서 심심찮게 봤던 아주머니도 오간다"며 "술값 내기로 하는 윷놀이치고는 액수도 크고 온종일 판을 벌이는 게 수상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상인은 "중앙공원 정화사업을 한다며 경찰이 수시로 드나드니 전문 '꾼'들이 단속을 피해 이쪽으로 옮겨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다수가 노인으로 피해자들이 발생하기 전에 경찰이 서둘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