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오종현 청주 예미담병원 원장

[제공=오종현 청주 예미담병원 원장] 치매는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유발되는 여러 증상들의 집합인 임상증후군으로서 유발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매의 임상양상도 또한 정형화하기 어렵다.

같은 환자에서도 질병의 경과와 주변 환경 요소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지만 결국 치매 환자의 공통된 종말은 사망이다. 대개의 경우 치매가 발병 된 후 평균 생존기간은 10년 정도이며 동반 질환에 따라 그 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으나 길면 20여년 이상 치매 증상을 보이며 지낼 수 있다.

치매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에는 식사, 용변 수발, 투약, 이동 등 전반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며 이런 보살핌은 가족이 아닌 구성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공식적 보살핌과 대가 없이 주로 가족에 의해 제공되는 비공식적 보살핌으로 구분한다.

2016년 치매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공식적 보살핌 제공자는 여성이 68.5%였고 배우자가 31.9%, 아들·며느리가 33%, 딸·사위가 19.8%, 나머지는 기타 친인척이었다. 거의 대부분 배우자와 자녀, 며느리에 의해 보살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살핌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생길까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일은 매우 힘들며 최근에는 치매를 환자와 간병인이라는 두 사람의 질병으로 보는 관점도 생겼다. 간병인에 따라 환자의 행동 장애 빈도와 경중이 달라지게 되며 결국 환자가 입소시설에 들어가는 시기가 결정된다.

반대로 간병인도 치매환자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부담으로 질병에 이환되기도 하며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간병인 부담'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간병인 부담이란 장애인을 보살피는 직업 간병인이나 가족에게서 경험될 수 있는 정서적, 사회적, 재정적, 심리적, 신체적 문제로 정의된다.

간병인 부담과 관련된 연구들을 보면 일차적으로 치매환자의 장애 정도와 병세와 연관이 되며 이차적으로는 보살핌을 함으로서 발생되는 사회생활의 위축, 자아상실, 직업-간병 간의 갈등과 같은 요인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개의 경우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보다는 행동장애가 심한 경우에 간병인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로 인해 입원시설에 입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간병인은 만성적인 고도의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데 이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증, 수면장애 등의 정신적인 문제를 겪게 되며 이러한 간병인의 정서적 문제는 여성 간병인에게서 더 많이 보여졌다.

또한 이런 문제로 간병인이 우울증이나 불안증, 수면 장애에 이환될 경우에는 환자의 병세에도 영향을 주며 심한 경우 환자를 학대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더구나 환자가 사망한 경우 비공식적 보살핌의 경우에 더 심한 애도반응과 분노, 불안, 슬픔을 경험하기도 한다. 결국 간병인 부담을 미연에 방지하고 줄여 비공식적 보살핌을 유지하다 행동문제가 나타나는 시기에 입소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가 될 것이다.

◇ 어떤 행동문제가 간병인 부담을 증가시킬까

많은 경우에 환자를 입소시설에 보내는 마지막 이유는 행동문제로서, 배회, 가출, 공격성, 망상, 수면장애, 해질녘에 증상의 심해짐, 먹는 문제가 흔히 겪게 되는 양상으로 이러한 경우에는 입소시설에 가는 것이 환자나 간병인 모두에게 안전하다.

◇어떻게 하면 간병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직장을 그만두고 보살핌을 하다 사회적 격리가 오래되면 간병인은 심한 우울증이나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간병인은 자신이 적절한 보살핌을 하지 못할 때나 환자를 입소시설로 보내야 할 때 죄책감을 느끼므로 가족들의 심리적 지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또한 필요한 경우 간병인 역시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 어려움을 전문가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간병인이 자신을 도울수 있는 방법>
 1. 교대로 하라
 2. 할 수 있는 한 집을 벗어나라
 3. 전화를 사용해 인간관계를 유지하라
 4. 다른 관심사에 바쁘게 열중하라
 5. 가능하면 운동을 많이 하라
 6. 잘 먹어라
 7.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라
 8. 즐거운 것을 찾아라
 9. 당신의 즐거운 기분을 유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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