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급성·난치성 질환 치료 적용

▲ 전상용 교수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KAIST(총장 강성모)는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연구팀(1저자 이용현 박사)이 신체 내부의 항산화물질을 이용한 새로운 항염증 나노의약품을 개발해 지난 4일 화학분야 저명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약품은 빌리루빈이라 불리는 생리활성물질 기반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로 이뤄졌으며, 만성 및 급성, 난치성 염증질환 치료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분자, 무기 나노입자 등의 많은 나노소재들이 질병 진단 및 치료용 나노의약품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약품들은 인공소재로 이뤄져 생분해성 및 생체적합성이 낮고, 이러한 약품들은 신체에 장기간 남을 경우 잠재적인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임상적용이 되는 예는 소수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항산화 및 면역조절 물질이자 헤모글로빈에 존재하는 산소결합 물질인 헴(Heme)의 최종 대사체 빌리루빈을 이용했으며, 빌리루빈은 동물실험을 통해  여러 활성산소들을 제거하고 염증과 관련된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해 세포와 조직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된 상태다.

빌리루빈은 물에 거의 녹지 않는 특성 때문에 그간 실제 치료에 적용되지 못했으나, 전 교수 연구팀은 빌리루빈에 초 친수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한 '페길화된 빌리루빈'을 합성해 수용액에서 자가 조립돼 약 100나노미터 직경을 갖는 빌리루빈 나노입자로 재탄생시켰으며, 이 빌리루빈 나노입자는 항산화 및 항염증 효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체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돼 빌리루빈의 장점만 갖는 나노의약품이 됐다.

효능 확인을 위해 대표적 난치성 만성 염증 질병인 대장염 모델을 쥐에게 투여한 후 빌리루빈 나노입자를 투여한 결과 염증이 형성된 부위에 나노입자가 선택적으로 분포됐고 대장염 진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장 길이가 짧아지고 혈변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대조군과 다르게 정상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고, 황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향후 국내외 연구진들과 전임상 및 임상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의약품을 개발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 및 KAIST 시스템헬스케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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