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지난 5월 21일은 뜻 깊은 부부의 날이었다.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건전한 가족문화의 정착과 가족해체 예방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 대한민국의 법정기념일이다. 필자는 그날 마침 모 예식장에서 주례를 맡게 되었다. 전에도 주례를 많이 서보았지만, 부부의 날에 섰던 주례는 무척 의미 있었고, 바람직한 가정과 부부생활 십계명 실천을 중심으로 한 주례사를 통해 신랑·신부와 하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그 신혼부부는 해마다 뜻 깊은 결혼기념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부부의 날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니, 2003년 국회 청원을 거쳐 2007년부터는 대통령령으로 달력에 표시되기 시작한 어엿한 법정기념일이다. 부부의 해체를 막아야 고령화·청소년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날짜엔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첫 주창자인 권재도 목사는 1995년 어린이날 "우리 엄마·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라는 한 어린이의 TV인터뷰를 보며 충격을 받아 '부부의 날' 운동을 시작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럽고 장한 일이다.
 
 부부의 날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다시 말해 핵가족시대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 이혼문제, 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이 부부의 날은 전 세계에서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날이라니 놀랍기도 하고 자랑스럽다.
 
 부부생활 십계명의 하나하나를 잘 지킨다면 행복하고 바람직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라'를 잘 실천한다면 결혼생활에서 다툼과 갈등을 피할 수 있다. 한 사람은 치약을 중간부터 짜서 쓰고, 한 사람은 뒤끝에서부터 짜서 쓴다거나, 신발장에 신발을 넣을 때 보이는 부분을 뒤꿈치와 앞꿈치를 다르게 넣었다가 다투는 일도 있다. 생각하면 매우 사소하고 하찮은 일 같지만 이런 것도 부부싸움의 시작이 될 수 있으니 웃음이 나온다. 결혼 전 연애시절에는 눈에 띄지 않았거나 매력으로 여겼던 상대방의 흠이 차츰 거슬리면서 부부싸움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도 부부 간에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배우자를 남과 비교할 때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아지고, 많은 불화와 알력을 일으키는 불씨가 될 수 있으니...

 곳곳에서 일어나는 부끄럽고 슬픈 이야기들이 많다. 아동학대, 부부갈등, 사기, 폭행, 살인 등 모든 범죄는 대부분 가족이나 부부의 해체 상황에서 나타난다. 모든 가정이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부부라면 이런 나쁜 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비결은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사랑하고 신뢰로 존경하고 배려할 때 자녀를 훌륭한 인물로 기를 수 있다는 것을 부부의 날을 계기로 되새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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