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청북도체육회 전문체육부장

[김병선 충청북도체육회 전문체육부장]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강원도 일원에서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린다. 1972년 시작된 이 대회는 그동안 한국 스포츠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관련기관들을 제외하고는 별로 없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국내외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고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 스포츠팬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사이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자연스럽게 뒷전이 된 것이다.

 충북은 1973~79년까지 전국소년체전 7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 성과로 인해 학교체육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했고 도민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었다. 소년체전에서 배출된 선수들이 전국체전으로 연계됐으며 이들은 이후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국제무대에서도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현재는 점차 등록선수가 감소하는 추세로 대부분 비인기 아마추어 종목은 선수발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년에는 통합체육회가 출범했다. 통합의 목적 중 하나는 학교체육과 엘리트체육, 생활체육의 연계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이루는 것이다. 효율적으로 저변을 넓히고 학교체육을 활성화시키면서 선수 발굴 및 육성시스템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해야 한다.

 이번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우리 도는 선수와 임원 등 1,092명이 참가한다. 미래 충북체육을 이끌 수 있는 우수한 꿈나무들이 많이 발굴되길 기대한다. 이미 카누 사전경기에서는 전체 8개의 금메달 중 충북이 여중부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금3·은1· 동2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골프에서는 신설학교의 여자초등부선수들이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단체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회를 참관하면서 충북체육의 희망을 내다볼 수 있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문화가정의 한 카누 선수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 훈련에 매진해 2관왕에 올랐는데, 한 연맹임원이 지난해 9월부터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하고 훈련장을 오가면서 훈련을 시켰고, 식당을 운영하는 지역인사가 무료로 선수들에게 영양식을 지원했다고 한다. 협회의 노력과 함께 학교장의 지원과 배려가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꿈나무들의 성장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도 예년처럼 수많은 스포츠 꿈나무선수들이 참가할 것이다. 이들이 한국 스포츠의 든든한 대들보로 거듭나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소년체전에 출전하는 꿈나무선수들이 결국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를 이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을 향해 기쁨과 고통을 함께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대회에 참가한 우리 도의 어린 초·중학생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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