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학교 사회복지학박사

 

[김영대 중원대학교 사회복지학박사] 우리의 현대사회는 학생에서부터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입시위주의 학력신장과 취업에만 매달린 채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필요한 나눔의 정과 인륜적 예의(윤리)의식은 갈수록 붕괴돼 갖가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에 물질만능적 이기주의 팽배 등으로 우리 고유의 이웃간 나눔의 정(情)이 소멸되면서 이유 없이 누군가에 위해를 가하는 '묻지마식 사건'까지 줄을 잇고 있다.

<이웃간 '보살핌의 윤리'가 필요>

인간의 삶속에 동반되는 욕구들을 충족시키고 해결하는 방법과 양질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결정 된다. 우선 욕구해결 문제는 인간의 고정관념이다. 특히 우리 사회는 젠더(Gender)로 여겼던 관계성과 친근감, 상호배려, 사랑 등이 기저에 깔려있는 '보살핌의 윤리'가 함께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본인의 삶보다 더 나아지길 바라며 사랑과 배려로서 자식들의 권위를 높여주기 위해 부모님의 헌신적 양육과 제자들을 향한 아낌없는 관심 및 수용의 자세로 임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적 '보살핌의 윤리'에 기인한 것 아니겠는가.

 유해흉물인 쥐도 임신을 하거나 새끼에게 젖을 먹일때만은 수컷이 접근하면 자신 새끼를 보살피기 위해 맹수적 공격성을 보인다. 자식을 위한 양육자의 지극한 정성과 용맹성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이같은 보살핌은 단순 양육 뿐 아니라 인간사회 삶 속에서는 없어서도, 그 가치가 떨어져서도 안 될 매우 중요한 윤리적인 문제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보살핌의 윤리가 급속한 사회발달 속도에 부합하지 못함으로써 이를 대신하기 위해 등장한 정의의 윤리에까지 밀려나는 추세다. 수시로 변화하는 사회적 흐름에 원활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진정성보다 사회질서와 규칙으로만 판단하고 결정하려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안타깝다. 결국 사회공동체라는 광범위한 조직과 진정한 변화성 발달은 차후 문제로 등한시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삶의 길>

한동안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화합을 전제로 한 배려와 수용, 서로 사랑하고 공감을 중시하는 보살핌의 윤리가 우리 여성들이 지닌 특성과 일치한다는 이유로 등한시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보살핌의 윤리는 어찌보면 시대의 흐름이 빠를수록, 그리고 가족이 소가족화 될수록, 없어서는 안 될 무척이나 중요한 사회적 필수요소라 생각한다.

 1인당 총 국민소득(GNP)이 2만 달러가 넘는 급변의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려니 주변상황을 살필 겨를이 없다는 변명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삶의 향상은 절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친구, 동료, 이웃 간의 윤리적 관계함 속에서만이 무엇이든 성취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 간 진정한 정(情)과 진보적 발전, 그리고 인간다움이 녹아있는 사회가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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