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 대무신왕 15년을 살펴보면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를 볼 수있다.

옥저에서 유람을 하고 있는 호동왕자를 본 낙랑왕 최리는 자기의 딸을 아내로 삼아 달라고 애원한다.

그후 호동은 본국으로 돌아가 남몰래 낙랑공주에게 사자를 보내 적이 쳐들어 오면 저절로 소리를 내는 자명고를 부셔 달라는 음모를 꾸민다.

낙랑공주는 칼로 북을 찧어버리게 되고 고구려군은 낙랑군을 멸망시키게 된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는 운명에 놓인다.

조국과 사랑사이에서 갈등을 격다가 사랑을 택한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연출 유희문)으로낙랑 공주와 호동왕자가 천년이 지나서야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재연한다.

프린세스 낙랑은 제작 준비과정에서부터 숱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가장 한국적인 사랑이야기를 국내 공연에 앞서 해외에서 런칭되어 외국 관람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또한 한국 뮤지컬 최초로 그레미상 수상 경력의 뮤지션들이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아버지와 나라를 배신해야 했던 낙랑공주의 비극적인 사랑을 오페라풍의 음악과 잘 어우러져 한층 더 처연하게 표현했다.

3년간의 각색 끝에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올 상반기 화제작으로 떠오른 프린세스 낙랑을 탄생시킨 김수범 단장은 "우리의 설화가 세계적인 뮤지컬로 재탄생했다는 점과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의 초연으로 관객들의 평가를 받고 이후 한국을 거쳐 다시 해외시장으로 진출한다는 한국 뮤지컬계 사상 전례 없는 목표를 갖고 진행되었다"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 의 여주인공역을 맡은마로니에 걸즈 의 지영이 지난달 21일에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서 열창하고 있다.
천년을 뛰어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프린세스낙랑은 한국판 로미오 앤 줄리엣으로 불릴 만큼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의 이야기는 호동왕자와 낙랑 공주의 사랑을 영혼으로 이뤄지도록 전개하고 있다.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저승사자는마침 산책을 하던 왕비의 몸을 빌어서, 공주와 호동왕자를 다시 만나게 해준다. 호동은 공주의 영혼을 알아보고 뜨겁게 포옹하지만, 실제로는 왕비의 육신이고, 이를 대왕에게 들키고 만다.

대무신왕은 아들 호동을 죽이려 하고, 호동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저승사자의 인도에 따라 천국에서 못다한 사랑을 이루자고 노래하며 사라진다.

설화로 탄생된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은 국내 무대에서는 오페라 전문 연출가 유희문(오페라단 마당 대표) 씨가 연출을 맡았고, 성악가 송승민, 이미애, 이병기, 남궁민영 등이 출연한다. 오는 2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에서 막을 올린 후 지방 순회공연을 펼칠 예정이며, 일본 호주 미국 등에서도 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티켓 가격은 5만5000~13만2000원. 공연 문의 02-860-8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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