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무릇 인간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즉 인간은 일을 통해 생존하며, 나아가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만들어 가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일이란 '우리 삶의 중요한 활동체계'로서 이를 통해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킴은 물론 삶의 질을 높여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이야말로 보람 있는 인생을 위한 필요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들이 일을 하는 데에 있어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은 '일에 대한 태도'이다. 그 태도는 바로 내가 왜 이 일을 하며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가를 깊이 헤아리는 노력이다. 다음과 같은 철학적 이야기가 있다.

 어떤 철학자가 건축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人夫) 세 사람에게 물었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 첫 번째 인부는  "벽돌을 쌓고 있소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자신의 일을 단지 시키는 대로 기계적으로 할뿐, 그 일의 의미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다음으로 두 번째 인부는 "튼튼한 벽돌을 쌓고 있지요"라고 말하였다. 이 사람은 전자(前者)보다는 확장된 사고로 최소한 벽돌로서의 기능과 가치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세 번째 인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사람이야말로 그 일의 결과가 가져올 수 있는 높은 가치적 비전을 상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을 쌓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진정한 마음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히 알아야 된다. 우리 삶의 과정에서는 일이 있어야 한다. 비록 현실의 삶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일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고 몰가치적(沒價値的)존재로 살아가서는 안 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마지못해 하루하루 힘겹게 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왕에 주어진 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일에 몰입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일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일하면서 적당한 휴식도 취해야 한다. 사실 너무 일에 몰두해 일이 휴식까지 점령해 버리면,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로 일과 휴식이 균형을 이루도록 힘써야 한다.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 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휴식을 통해 생산적 에너지를 창출해 주어진 일의 능률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인간의 가장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삶은 '무언가에 몰두하여 가치 있는 일을 이루고 휴식을 가질 때'이다. 일과 휴식은 삶의 질을 키워가는 두 개의 중심축(中心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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