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지않는 구조활동 등 내부적으로 인정 받아와
2014년 7월 불법 거래 시작...月 최대 300만원 챙겨
중고 운구버스에 투자후 자금 회수하려 일 몰아줘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헌신하기로 맹세한 모범 소방공무원이 결국 돈 앞에 맥없이 무너졌다.

1일 충북경찰청과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부정처사 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충북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Q씨(47)는 내부적으로 인정받는 유능한 소방관이었다.

11명의 사상자를 낸 2003년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구조활동으로 추가 피해를 막아냈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04년 소방안전봉사상 대상을 수상, 1계급 특진했다. 2010년에는 홍익구제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서원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 화재 당시에는 비번인데도 현장에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서는 등 몸소 실천하는 소방관으로 입지가 견고했다.

그랬던 그가 영어의 몸이 되면서 한순간에 소방조직에 누를 끼친 장본인으로 전락했다.

Q씨가 소방종합상황실로 발령난 시점은 2014년 7월쯤. 이 때부터 사설 구급업체를 운영하던 초등학교 친구 A씨(47)와 '검은돈'을 거래하기 시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Q씨는 119를 통해 접수된 사망자 정보 등을 A씨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건당 10만원을 받아챙겼고, A씨는 이 정보를 활용해 사설 구급차를 운영했던 것이다.

이들의 거래 건수가 하루에 많게는 5~6건씩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Q씨가 챙긴 돈이 한 달에 최대 3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Q씨가 A씨에게 1100만원을 투자해 중고 운구버스를 2000만원 가량에 구매하기도 했다.

수익의 절반을 나누는 조건이었다. 

투자금을 원만하게 회수하기 위해 Q씨는 A씨에게 일감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경찰은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이런 수법으로 Q씨가 챙긴 돈이 4000만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Q씨는 투자에 의한 금전 거래였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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