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1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충주서 추모마라톤 개최 제안

▲ 남중웅 교통대 교수(오른쪽 세 번째)를 좌장으로 권태하 선생 탄생 110주년 기념 세미나 패널들이 선생의 업적과 한국 체육사적 의의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마라톤 출전자 고(故) 권태하 선생(1906∼1971)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세미나가 2일 충주시청 탄금홀에서 개최돼 선생의 발자취를 집중 조명했다.
 
충주시와 충주문화원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한국 마라톤 개척자, 충주人 권태하를 새로 읽는다'를 주제로 학계와 체육계 인사,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인 함기용 대한육상경기연맹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1947년 열 여섯살 때 권태하 선생께서 찾아와 '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며 격려하신 게 첫 만남"이라 회고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한국 마라톤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후배들을 단련시켜 손기정 선생의 우승을 일궈낸 큰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권오륜 부산대 교수는 "마라토너와 육상지도자, 체육행정가로서 불굴의 의지와 당대 최고의 스포츠 기술과 이론적 토대를 갖춘 지식인"이라며 "올림픽 결승선에서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끝까지 완주하려 한 절박함과 과학적 지식으로 짜여진 트레이닝 방법 등 마라톤에 대한 철학과 열정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박귀순 영산대 교수는 권 선생 생애의 체육사적 가치에 대해 "의지와 투혼의 선구적 마라토너이자 선진화된 스포츠 정신의 정립을 도모했고, 손기정과 남승룡, 서윤복, 함기용 등 마라톤 영웅들의 탄생을 뒷받침한 한국 마라톤계의 개척자"로 평가했다.
 
또 김희찬 아이들의하늘 간사는 권 선생과 김은배, 전경무, 딘 크롬웰, 손기정, 엄상빈, 임양, 정상희 등의 인연을 짚어 보고 "그가 활동한 마라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대한민국 체육사에 대한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런 관계들이 권 선생을 기억하게 하고, 우선은 그를 기억하기 위한 자료 정리가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종세 한국체육언론인회 부회장은 1927~1996년까지 동아일보에 실린 권 선생 관련 기사 237건을 소개하며 "내년 충주전국체전 마라톤코스에서 권태하 추모 국제마라톤을 열어 연례행사화하는 등 충주시와 충북도의 보다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김형목 독립기념관 선임연구원은 "스포츠는 권태하에게 암울한 현실을 탈출하는 해방구였다. 경기력 향상 뿐만 아니라 인격수양의 방편으로 인식하고 실천하는데 앞장섰다"면서 "논리정연한 철학은 사상가로서 면모를 보이며, 특히 경기를 통해 민족의식을 일깨운 선각자"라고 권 선생의 생애에 민족운동사적 의의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