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학교 교수

[박기태 건양대학교 교수] 때 이른 무더위가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자칫 우리의 생활태도가 나태해질 수 있음은 물론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에 신경을 곤두세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혼동하기 쉬운 대수롭지 않은 것과 사소한 것을 구분하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수롭지 않다'는 어떤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반면에 '사소하다'는 것은 어떠한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큰 사고는 우연히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미하고 사소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의 산출물로서 사소한 사고들이 큰 사고의 원인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고로 작은 일에 주의하면 사고의 원인을 알게 되어 큰일을 방지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원리는 단지 어떠한 사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삶속에서도 아주 풍부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의 비중이 크든 작든 간에 신중을 기하여 대면하되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작은 일을 함부로 하게 되면 큰일도 함부로 하는 습성이 만연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작은 일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두자. 예를 들어, 우리는 두 개 이상의 대립되는 의무나 관념이 복잡선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개 이상의 의무가 대립되는 경우에 흔히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구분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열정을 퍼붓기도 하며 긴장을 풀기도 한다. 아울러 관념의 대립으로서 마찬가지로 상위 관념에만 열심을 부리려 한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적인 사소한 일들이 진짜로 작은 일들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뻔히 드러날 정도로 원래의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 바꿔 말하자면, 사소한 일들은 본질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처리 방법에 따라 자신을 알 수 있다.
 
 사소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일들을 제대로 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고로 사소한 일에 충실하면 단순한 사고 방지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인 체계에서 타인과의 관계성에 의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기 발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으며 사소한 일에 대한 충실성은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고 서로의 의무감에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러한 결과로서 우리들 서로서로에게 유익한 속성을 깨닫도록 일반화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도 사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외면상으로 판단하여 작고 경미하며 사소한 것으로 보이는 일이 실제적으로 더 본질적인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도 중요한 것들 못지않게 최선을 다해 정성스럽게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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