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각급 학교 중 총 136개교, 교육지원청은 학교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

[충청일보 김규철기자] 어린이보호구역인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와 특수학교인 청주혜원학교를 연결하는 호미로 233번길에 설치된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이하 방호울타리)는 무려 10곳이나 파손돼 있다. 이중 일부는 아예 한 칸이 통째로 사라졌는가 하면 나머지는 누군가 상단 일부를 쇠톱 등으로 잘라가 잘린 끝이 날카로워진 채 방치돼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우려를 안고 있다.

흥덕구 강서초의 경우에는 스테인리스로 돼있는 방호울타리가 전체적으로 차도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가 하면 일부 울타리는 기둥에서 빠져 있어 자칫 어린이들의 손을 베일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일부 방호울타리는 아랫부분이 떨어져 나가 어린 학생들이 그 사이를 통과하려다가 다칠 수도 있는 실정이다.

충북도내 각급 학교 주변의 어린이 보호구역에 설치된 방호울타리 중 상당 부분이 파손돼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본보가 충북도교육청에 의뢰해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도내 유치원 21개교, 초교 270개교, 중학교 128개교, 고교 83개교, 특수학교 9개교 등 총 511개교 주변의 방호울타리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교의 26.6%인 136개 학교 주변에 설치된 방호울타리가 파손돼 있거나 새로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유치원은 21개교 중 10개교(47.6%) 주변의 방호울타리에서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초등학교는 270개교 중 79개교(29.3%), 중학교는 128개교 중 26개교(20.3%), 고교는 83개교 중 18개교(21.7%), 특수학교는 9개교 중 3개교(33.3%)가 주변 방호울타리가 망가졌거나 없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청주가 52개교로 문제점이 발견된 136개 교 중 38.2%를 차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괴산 14개교((10.3%), 음성 13개교(9.6%), 제천과 진천 각각 11개교(8.1%) 등의 순으로 문제점이 파악됐다.

충주는 10개교, 옥천 8개교, 단양 6개교, 영동 5개교, 보은 4개교, 증평 2개교 등도 각각 방호울타리의 신설이나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많은 학교 주변의 방호울타리가 기울어지거나 파손된 채 방치되면서 날카로운 면이 그대로 노출돼 등하굣길의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나 일선 학교나 교육지원청에서는 학교 내부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많은 학교 주변 방호울타리에 문제점이 나타난 청주교육지원청의 경우 방호울타리의 안전 문제에 대해 "각 학교에서 파악해 지자체 홈페이지에 이를 알리면 보수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으나 이와 관련된 자료는 갖고 있지 않았다.

특히 흥덕구 가경동 모 유치원 인근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면서도 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어린이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고 있지만 청주교육지원청 담당자의 주장대로라면 사립유치원 스스로 지자체에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어서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이 함께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방호울타리 등 어린이보호구역 내 각종 교통시설물 등에 대한 보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도 "이번에 파악한 명단을 입수하는 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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