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야기되는 결과는 우리들에게 생각과 행동에서 때로는 매우 심각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편의를 위해 개발되는 미디어 소통기술 덕택에 현대사회는 매우 손쉽게 언제 어디서나 지구촌 소식을 접하거나 국내의 굵직한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인지할 수가 있다. 산업화되기 이전의 농경사회에서는 교통과 통신 수단이 느리게 맞추어져 있어서 자연스레 정보소통에서도 그 내용과 속도가 현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량이 작아 충격을 주는 빈도가 적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규모나 속도에 있어서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가히 폭발적으로 커지고 빨라지고 있다. TV와 인터넷에는 새로운 뉴스거리가 천지빛깔이며 다양하게 차고 넘친다. 오늘의 뉴스가 어제의 뉴스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정치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라 의심받는 일이 다반사다. 소소한 것부터 비교적 눈과 귀에 맴돌았던 진행 중인 사건까지 몇 가지를 보면서 정작 우리 정보 소비자들이 눈 여겨 보고 살펴서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는 것들이 있다.

 먼저 안양의 한 마트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페이스북에서 논란이 되고 일이 불거진 것인데, 여기서 유통된 영상에서는 마트의 계산대에서 남성 직원이 여성 계산원에게 삿대질과 함께 머리를 가격하는 CCTV 동영상 장면이 나온다. 이를 설명한 피해자 여성의 딸은 이 장면에 대해 남성 직원이 평소에도 피해 여직원인 자기 어머니에게 성적 접촉을 일삼아 항의했으며 이 영상도 그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을 달았다. 이것은 불과 이틀 정도 지난 뒤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퍼져서 이 남성은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다른 하나는 신안군의 섬마을에서 있었던 여교사 성폭력 사건으로 인터뷰어들의 잘못된 진술로 오히려 피해자가 비난을 받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된 일이 있다.

 페이스북 사건을 직접 취재한 기사에 따르면 반전이 일어나는데, 사실은 피해자 여성이 폭력을 가한 남성 직원에게 잘못된 배달물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게 하는 일이 여러 번 있어서 이것이 폭행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라 하였다. 두 번째 섬마을에서 일어난 여교사 성폭력 사건에서는 명백한 피해자에 대해 잘못된 진술은 걸러 주었어야 할 미디어가 책임을 방기한 경우이다. 누가 보아도 억울한 피해자를 두고 피의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여 여행객들이 방문을 취소하거나 그 지역 수산물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악화일로에 빠져드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정보과잉의 혼돈 시대에서는 정보소비자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가려서 보거나 듣는 의식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넘쳐나는 뉴스들은 모두 보고 들을 수는 없겠지만, 귀 기울이고 새롭게 가려 뽑아 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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