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서 "비수도권, 절망 느껴" 쓴소리
정부 지방재정 개편에 반발한 경기도 단체장 이기주의 질책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이시종 충북지사는 26일 자신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례적으로 "수도권 중심의 당이 된 것 같아 비수도권은 절망감을 느낄 정도로 답답하다"고 쓴 소릴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주최 '시·도지사 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 당선인이)수도권 82명에 지방 28명으로, 수도권에서 많이 당선된 것은 (국민이 더민주가)수도권을 대변하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하라고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재정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대도시의 법인 지방소득세와 시·군 조정교부금 일부를 중소 시·군에 나눠주겠다는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에 최근 같은 당 경기도 기초단체장들의 반발을 언급하며  "마치 더민주가 '수도권 공화국임을 선언하노라' 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지방 의견이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재정을 개혁하면 비수도권으로 지방교부세 2500억 원이 배정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 돈이 경기도로 가게 돼 경기도 입장에서는 현 제도가 '신의 한 수'"라며 "매우 섭섭하다"고 피력하는 등 더민주 소속 경기도 기초단체장들의 수도권 중심 이기주의를 질책했다.

이 지사는 이어 같은 당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이 지난 17일 발의한 미군공여구역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이 법안은 수도권의 미군기지 이전지역에 지방 대학이 옮길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최근 경기 하남의 옛 미군기지에 충북 제천 세명대가 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지사는 "수도권인 경기 하남의 미군기지가 지방으로 이전했다면 지방 대학이 이곳으로 옮기는 게 이치에 맞지만 이 기지는 같은 수도권인 평택으로 이전했다"며 "같은 수도권 안에서 미군기지가 이전했는데 비수도권 소재 대학이 이곳으로 이전하게 되면 지방의 공동화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법안은 지난 19대에서 수도권 더민주 중진 의원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 해 자동폐기 된 후 이번에 다시 발의한 것"이라며 "이런 것(더민주 중진 의원의 반대)을 보면서 (고)노무현 대통령이 세종시를 만들 때 지방을, 지방자치를 생각해서 한 건데 최근에 (당의 이런 기조가)많이 무너져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더민주가 중앙보다 지방을,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을 우선시하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춘희 세종시장은 "국회 분원을 세종시에 설치하기 위한 땅은 이미 확보돼 건축비만 있으면 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하기 위한 신행정수도의 위헌 문제가 최근 불거진 개헌 논의에 포함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역 갈등 예방을 위해 국책사업 선정 방식을 개선, 국립철도박물관·국립문학관 설립 지역 선정에 적용 △대도시 교통시스템 관련, 도로 위 궤도차량의 법제화 △대덕특구의 건폐율·용적율 완화 등의 협조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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