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7월의 문화재 선정… 내달까지 전시

▲ 대전시립박물관이 7월 이달의 문화재로 선정한 '명기(明器)'.

[대전=충청일보 정광영기자] 대전시립박물관은 7월 이달의 문화재로 '명기(明器)'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명기는 죽은이와 함께 무덤에 매장되는 부장품으로 신명(神明)의 기물(器物)이라 한다.

7월의 문화재로 선정된 '명기'는 15~16세기 전통복식과 함께 조선시대 상장례법을 살펴볼 수 있는 '안정나씨묘 출토복식전 그리움을 깁고 연정을 짓다'개최 기간 중에 함께 공개하게 됐다.
 
'명기'는 귀기(鬼器) 또는 가기(假器)라고도 해 죽은 이가 사후세계에서 사용할 생활용기와 사람 또는 가축, 집 등을 작게 만든 껴묻거리다.
 
이번에 공개되는 명기는 2015년 김응일님으로부터 기탁받은 유물로 송여익(宋汝翼, 1454~1528)의 딸이자 충암 김정(金淨, 1486~1521)의 배위인 은진송씨(?~1542) 묘에서 출토된 것이다.
 
묘주(墓主)의 졸년(卒年)으로 보았을 때 기증된 명기는 16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뚜껑있는 항아리, 접시, 잔, 대접 등으로 구성됐으며 총 14점이다.
 
현재 대전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8월 28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을 통해 조선시대 상장례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상설전시실에 대전 판암동 출토 명기, 특별전시실에 대전 금고동 안정나씨 묘역 출토 명기가 전시되고 있어 대전지역 출토명기를 한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로 대전시립박물관 상설전시실에 코너가 마련돼 있으며 자료에 대한 기증기탁, 수집 제보는 상시 가능하다(문의 대전시립박물관 학예연구실 042) 270-8611~4).  

박물관 관계자는 "묘주의 졸년이 명확한 이 명기는 16세기 전반 사대부계층의 장례문화 및 사회상을 파알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로 시민들에 첫 공개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내세에서도 복락을 누리기를 바라는 고대의 풍습에서부터 비롯됐으며 중국 고대 유교 경전 하나인 '예기 (禮記)'에'명기는 귀신(鬼神)의 그릇이요, 제기(祭器)는 사람의 그릇이다'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국내에서도 삼국시대부터 죽은 이를 위해 토기, 무기, 장신구, 토우 등을 부장해줬는데 명기제도라 일컬어지는 예제(禮制)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조선시대부터며, 대표적인 예학자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 1548~1631)이 증보·해설한 '가례집람 家禮輯覽'에 명기와 관련된 상장례법이 잘 남아 있다.
 
문헌에 남겨진 명기 사용의 최초 기록은 세종 1년(1420년) 정종의 국상에 명기가 쓰여졌다는 내용이다.
 
이후 백자명기의 사용이 사대부계층까지 일반화된 것은 세조에서 예종년간 분원(分院)의 설치로 백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부터다. 현재까지 출토사례를 보았을 때 사대부계층에서는 16세기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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