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월요일아침에
화려한 외출김영애 수필가
충청일보  |  webmaster@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7.01  16:22:2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김영애 수필가] 이른 아침부터 꽃단장을 하고 립스틱을 짙게 바른다. 거울 속에는 여느 때와는 다른 모습의 한 여자가 찬찬히 자기를 들여다보고는 낯선 모습에 싱긋이 웃는다. 잠자리 날개 같은 원피스를 찰랑거리며 집을 나선다. 한 주간을 열심히 살고 쉼표 같은 이 주말에 좋은 사람들과의 나들이계획은 오래전부터 설레게 하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들 모임의 인연도 이십여 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아들들이 중학교 다닐 때에 자모회 모임이 지금까지도 친목을 유지하며 만나고 있으니 참 오래된 인연이다. 그때엔 우리도 젊고 고왔다. 아들들과 더불어 청운의 꿈을 안고 잘 키워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시대의 꼭 필요한 인재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자모회 날이면 치맛바람을 휘날리며 참석을 했다. 그랬던 아들들은 어느덧 치열한 공부를 마치고 멋진 청년들이 되더니 저마다 제 자리를 잡고 짝꿍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어서 어른이 됐다.
 
 그때 고왔던 엄마들은 이제 이순에 나이가 되어, 매달 모임 날이면 핸드폰에 저장된 손자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렇게 이십여 년을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아들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궂은일도 함께 나누며 지내왔다. 아들들이 잘 성장해주는 기쁨과 감사의 시간에 빠져 살면서 정작 우리 자신들의 시간에는 얼마나 소홀히 했었던가! 그때 그 멋쟁이 엄마들은 할머니가 되어있었다.

 이달 모임은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해보았다. 모두들 대찬성이었다. '맘마미아' 뮤지컬을 보기위해 한 달 전 부터 예매를 해놓고 기다려온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할머니들의 화려한 외출이다. 산들산들 초여름 바람이 이순의 할머니들을 들뜨게 했다.

 '맘마미아'는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좋아하는 연기자들의 출연도 기대가 컸다. '맘마미아' 작품은 1989년 영국의 여성 프로듀서 쥬디크레이머가 아바의 음악을 접목한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바의 노래 다수를 절묘하게 배치시켜서 따뜻하고 유쾌한 모녀 이야기로 풀어갔다. 우리들 이십대의 감성을 감미롭게 자극했던 주옥같은 아바의 선율들이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감미롭게 잠자던 내 감성의 세포들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섬, 젊은 날 그룹의 리드싱어였으며 독립적인 미혼모인 엄마 '도나'와 행복한 가정의 소망을 가진 딸 '소피'가 엄마 몰래 결혼식에 함께 입장할 아빠를 찾는 과정의 스토리이다. 모녀의 사랑과 친구와의 우정, 남녀 간의 사랑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잘 그려낸 흥미롭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딸이 결혼하기 전날 밤에 두 모녀가 서로의 애틋한 정을 나누며 지난 세월의 회한을 회상하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벌떡 일어나서 춤을 추고 있었다. 객석의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서 '댄싱퀸'을 합창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우리이순의 할머니들도 오늘 이 순간은 '댄싱퀸'이 되어서 춤추고 노래를 하고 있었다.

충청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비주얼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