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준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유달준 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검사(檢事)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수사절차에서는 수사의 주재자로서 사법경찰관리를 지휘·감독하며, 수사의 결과 공소제기여부를 독점적으로 결정하고, 공판절차에서는 피고인에 대립되는 당사자로서 법원에 대하여 법령의 정당한 적용을 청구하고, 재판이 확정된 때에는 형의 집행을 지휘·감독하는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국가기관으로서, 개인이 모두 단독제의 관청에 해당한다.

 지난 5월 19일 법무관 출신 초임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명문대를 나와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쳐 3년간의 군복무를 마친 후 사회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부푼 꿈을 가졌을 그 검사는 임용된 지 불과 2년 만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도대체 그 2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 검사의 어머니는 아들의 자살 원인으로 단순히 업무과중에 따른 스트레스가 아닌 담당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력을 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검사나 판사들은 모두 격무에 시달린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12시를 넘겨 퇴근하기 일쑤다. 게다가 검사들은 조직의 일원으로서 의전 등 조직융화와 관련된 검찰 고유의 문화를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사건의 처리와 관련하여 부장에서 차장으로 이어지는 결제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초임 때는 담당부장으로부터 도제식의 훈련을 받으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사회정의를 실현할 훌륭한 검사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지도과정에서 질책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대대로 폐쇄적인 사회에서는 이러한 인격모독이 서슴없이 자행되어 왔다. 어릴 적에 인기가 많았던 '종합병원'이라는 드라마에선 선배의사가 후배의사들을 옥상으로 불러 소위 '조인트'를 까는 장면들이 등장하곤 했다. 개그맨들 사이에서 기강을 잡겠다하여 선배들이 후배들을 엎드리게 한 후 '줄빳다'를 때려서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대학교수가 제자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가하는 것도 모자라 인분을 먹이는 일이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산 사건도 있었다.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군대에서의 가혹행위 문제도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 직접적으로는 해당 사회의 폐쇄성을 완화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구성원인 개개인들이 인격존중에 대한 인식을 갖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가족으로부터 인격을 존중받지 못한 사람은 나중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타인의 인격을 존중해야만 자신의 인격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회 전반의 풍토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 시작은 최초의 사회이자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인 가정에서부터이고, 국가차원의 계도와 교육이 따라야 한다. 어떻게 보면 그 소관사무가 명확하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여성가족부의 존재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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