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는  EU부담금 49억 유로(53억 8천만 달러)에 비해 얻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큰 이슈였다. 탈퇴 확정은 2년이 남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우리에겐 불확실성이 추가된 셈이다. 현실화된 브렉시트 공포는 강 달러가 불가피하다.

미국기업수익이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수익도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 교역이 위축되고 신흥국 자금이탈 가능성도 높다. 영국과의 교역량이 상대적으로 미미하고 수출비중이 1.4%에 불과하므로 충격여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지만 이를 간과해서 안 된다고 본다. 도이체방크 미국지사의 투자보고서와 미국경제전문매체들에 따르면 달러화급등과 회사채 수익률 급등 주가폭락이 브렉시트 때문에 미국에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여파로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금융당국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직접 주는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영국과 유럽금융시장을 빠져나온 자금들이 미국달러화에 몰리면 미국에서는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부진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 준비제도(연준)에서 “중앙은행들과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필요에 따라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성명을 낸 것도 국제 투자자금이 달러화로 집중될 우려를 덜기 위한 시도라고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브렉시트에 자극되어 텍사스 독립이 요구되고 있다. 미연방에서 탈퇴해 텍사스 독립국을 세우자는 분리주의자들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고무되었다. 그레그애벗 텍사스 주지사에게 이와 비슷한 주민투표를 하자고 요구했다. 텍사스 분리주의자운동(TNM) 대표인 대니얼 밀러는 단체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브렉시트의 승리는 텍사스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순식간에 흔들인 것은 영국의 탈퇴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국민투표로 전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면 2018년까지 실업률이 1.6% 상승하고 평균 실질임금도 2.8% 하락해 경제성장률이 3.6%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세계경제가 불황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국경제가 더욱 위축된다면 불안 심리는 세계 금융시장으로 퍼져 나갈 수 있다. EU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영국이 진짜 유럽연합에서 탈퇴할 수 없고, 그렇다고 돌이키기도 쉽지 않아 세계에 산적한 문제만 더 쌓이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끝없는 세계경제 저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세계 및 각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향 조정했다. 유로존의 경우 1.5%에서 1.3%, 영국 2%에서 1.5%, 미국 2%에서 1.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는 저성장의 장기화가 한국 수출 산업을 덮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내 15개 주력 수출 품목 중 직접적으로 유럽으로 가는 비중이 큰 선박(37%), 자동차부품(22%), 가전(20%) 추가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브렉시트의 대두는 한국의 조선, 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상에서 나타난 브렉시트의 국·내외 부정적 영향을 주도면밀히 검토하고 특히 재정확대와 고용정책 등 대응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국·내외 저성장과 맞물린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더욱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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