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유치위, '계획대로 추진' 정부에 촉구
"의왕시 리모델링 제안은 기존 취지 훼손"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 청주를 비롯한 전국 10여 곳의 자치단체들이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립철도박물관 청주유치위원회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 하고 김해공항 확충을 결정하자 경기 의왕시가 기존 월암동 철도박물관을 확충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청주유치위원회는 의왕시가 정치적으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치위원회는 "최근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철도박물관도 리모델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며 관련 연구용역까지 추진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치위는 "정부가 철도박물관 건립을 추진한 배경은 우리나라 철도 역사 110여 년 동안의 철도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철도의 발전 과정과 미래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교육·문화 활동 공간과 연구시설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유치위는 "특정 지역이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벗어나 투명한 과정을 거쳐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며 "청주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박물관 건립 정책을 거듭 지지하며 애초 계획대로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치위 관계자는 "기존 철도박물관 리모델링은 청주, 대전 등 타 시도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며 "가만히 있으면 동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청주시의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의왕시는 기존 철도박물관을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건의키로 발표했다.

의왕시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 하고 김해공항 확충을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988년부터 한국철도공사가 운영 중인 철도박물관은 월암동 2만8082㎡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로 역사실, 차량실, 전시실, 열차운전체험실, 야외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가 제시한 부지 5만㎡ 등 조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청주 오송에 미래 철도 시설이 집적돼 있는 등 오송과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리모델링'이라는 전략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유치위 관계자는 "결국 리모델링은 유치에 나선 다른 지자체를 모두 배척하는 것으로 국토부의 당초 취지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치위는 현재 박물관 유치 논리 개발에 들어간 데 이어 도민들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박물관 유치 논리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충북연구원은 그동안 제시된 장점 등을 검토 후 보완해 오는 11월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올해 말까지 철도박물관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철도문화재의 체계적인 활용과 관리 등을 위해 국비 1007억 원을 투입, 2020년까지 철도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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