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브랜드라는 이 외래어는 굳이 우리말로 바꿔서 쓰지 않고 일상용어로 친숙하게 사용된다. 용어의 유래를 보면 고대 스칸디나비아어의 ‘태운다’는 ‘branda’에서 시작되었는데, 기르는 가축들에 대한 소유표시를 하기 위해 가축의 엉덩이에 쇠를 달군 낙인을 찍는 행위에서 유래한다. 이 소유표시의 낙인은 상업적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오늘날 자산효과를 가진 의미의 표식인 브랜드 개념으로 발전한다. 이제 잘 관리된 브랜드는 우수한 질을 바탕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서 다른 경쟁 브랜드보다 훨씬 좋은 가격으로 거래 되기도 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브랜드란 초기의 소유의 구분 기능에서 상품의 질을 담보하는 무형자산으로까지 통용되는 것이다.

경제활동의 여러 분야에서 유무형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행해지는데 그중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단시간에 폭넓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비중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광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의 캠페인으로서 일약 스타가 된 자동차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요즈음 위기를 맞고 있는 폭스바겐이 그 주인공이다. 마케팅이나 광고업무를 맡고 있거나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익히 본바 있는 폭스바겐의 일명 ‘딱정벌레’ 광고는 지금까지도 광고마케팅에서 전설처럼 남아있다. 예를들면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자동차 ‘딱정벌레 비틀’이 지면광고에 배치되고 헤드라인이 ‘불량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자사의 자동차를 제시하면서 ‘이 차는 불량품입니다’라고 하는 미친 광고를 본 일이 있으신가. 으례 신차가 나오면 온갖 자랑과 화려한 이미지와 수사를 동원하기도 바쁜데 ‘불량품’이라니.

이 광고 메시지는 1961년 당시 미국의 많은 소비자들에게 단번에 눈길을 사로 잡는데 충분했고, 대형차 위주의 시장에서 딱정벌레 같은 작고 아담한 이 자동차 브랜드는 1962년 미국내 수입차 시장의 50%에 달하는 놀라운 점유율를 달성한다.광고의 내용은 이러하다. 자사의 차량을 ‘불량품’이라고 한 헤드라인이 궁금증을 유도하여 본문을 읽게 만드는데, 본문은 왜 광고의 제품이 결함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 주고있고, 이 제품이 불량품으로 판결 받은 이유는 바로 앞좌석 사물함 문을 장식한 크롬도금에 작은 흠집이 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자동차의 품질관리를 이렇게 까지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폭스바겐은 전세계 시장 또는 국내에서도 생존 자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초심의 성실함을 저버려 신뢰가 붕괴된 데에서 온다. 야심차게 품질우선으로 미국시장을 진출하던 1960년대의 초심을 잃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영으로 하루 아침에 신뢰도가 붕괴된 일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또 슬픈일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성공사례에서 실패사례까지 추가 기록되어 전해져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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