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자만 무려 40명 발생
대부분 40대 이상 중·장년층
전체 감염자 중 20∼30% 사망
야외활동 시 기피제 등 사용을

▲ 일본뇌염모기

[충청일보 이한영기자]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부산에서 채집된 모기의 하루 평균 개체수 중 일본뇌염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가 50%이상 분류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은 심각한 합병증은 물론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최근 국내 일본 뇌염 환자의 수가 심상치 않아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

2000년대에는 매년 10명 미만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2010년도에는 26명, 작년에는 무려 4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90%가 40대 이상의 성인이다.

일본뇌염은 대개 15세 이하의 소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성인에게 급증한 이유는 국내에 아동용 일본뇌염예방주사가 도입되었던 시기가 1971년이기 때문으로 그 이전 출생자들의 경우 일본뇌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사진)의 도움말로 성인 일본뇌염과 예방주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모기에 물렸다고 모두 일본뇌염이 되지는 않아

일본뇌염은 작은 빨간집모기에 의해서 사람에게 매개가 되는 질환으로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 빨간집모기가 사람에게 흡혈을 하는 순간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해 생기는 병이다.

일본뇌염은 사람에게만 전파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돼지나 말에게도 전파되는 인수공통 감염질환이어서 더욱 무서운 질환이며, 이 일본뇌염은 잠복기가 7일에서 14일 정도로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렸다고 해서 모두 질환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니고, 질환으로 발전되는 경우는 1%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뇌염으로 발생하면 치명적이며, 사망률도 높고 신경학적 후유증도 심각하다.

발병초기에는 발열과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있고, 이후로 점차 혼미, 혼수,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경과가 좋은 경우에는 발병 1주 전후로 해열이 되나, 언어장애나 판단력저하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체 감염자 중 20~30% 사망

일본뇌염은 아시아의 대부분과 서태평양국가들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도 풍토지역에 속한다. 사실 20세기 초반에는 일본뇌염은 일본, 한국, 중국, 대만에만 존재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난 20년 동안 일본뇌염은 남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번져나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렇게 번져나가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사람과 물류의 이동, 기후의 변화, 철새의 이동경로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뇌염은 전 세계적으로 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20~30%의 환자가 사망하며, 생존자들에게서도 약 30~50%는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한다.

◇야외활동·가정에서 모기 회피 요령

7월부터 10월 하순까지는 각종 질병매개 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로 질병관리 본부는 야외활동 및 가정에서 모기 회피 3가지 요령을 공지하기도 했다.

첫째로는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할 것, 둘째로는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활동 시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을 자제할 것, 마지막은 가정 내에서는 방충망 또는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 등 야외 취침 시에도 모기 기피제와 모기장을 이용할 것 등이다.

◇늘어나고 있는 성인예방접종

올해 7월 11일 질병관리본부는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약 한 달가량 빠른 것으로 5~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게 지속된 영향으로 추정된다.

일본뇌염 예방 백신은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아동은 표준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국가예방접종 무료시행에 따라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 및 지정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무료접종이 가능하다.

최근 성인일본뇌염환자가 점점 증가추세인 가운데, 노출시기까지 빨라졌기 때문인지 최근 성인들의 일본뇌염 예방접종 역시 증가추세에 있으며, 주로 예방백신을 맞지 않은 40대 이상이 맞고 있다.

일본뇌염으로 진단되었을 경우 대증치료가 주된 치료로 아직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재는 없지만, 다행히 백신은 개발되어 있으며, 예전에는 성인 일본뇌염예방접종의 경우 종류에 따라 몇 회를 맞아야 했으나, 최근에는 1회 접종만으로도 높은 예방효과를 보인 제품도 출시됐다.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하여 예방접종을 미루다, 감염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을 수 있으니 선택이 아닌 의무로 생각하면서 백신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대전=이한영기자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은?
진료 분야
감염성질환, 패혈증, 바이러스 감염(신종인플루엔자, 에이즈), 해외여행자클리닉, 예방접종, 종양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